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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플래닛 워커:아름다운 지구인 본문
저자 존 프란시스는 1971년 샌프란치스코 만에서 일어난 기름유출 사고를 목격한 후 삶의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기름유츌 사고로 인한 엄청난 피해를 목격한 후 기름으로 움직이는 모든 동력운송수단 이용을 철저히 포기하고 살기로 작정, 도보 순례를 시작했고 이후 침묵 맹세까지 했다. 22년 간의 도보 순례, 17년 간의 침묵 순례. 그는 순례 중에 대학 공부까지 마치고 석사학위 및 토지자원 분야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삶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란 삶에 당당히 맞서는 자세와, 삶의 표면에 머물지 않고 깊이 파고들어 진리와 진실을 찾으려는 마음가짐을 뜻한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우리가 개인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를 들고 순례를 시작했지만 정작 그를 진정으로 응원해주는 친구를 만나기는 어려웠다. "존, 넌 미쳤어. 한 사람이 걷는다고 해서 대기오염이나 기름유출이 줄지는 않는다고. 오히려 너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가솔린을 더 많이 쓰는 결과를 낳을 걸?"하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아, 좋아, 좋아. 나도 새를 좋아한다고. 당신은 내가 죄책감을 느끼면 좋겠소?"하는 이웃도 수두룩했다. 심지어 그의 아버지는 그가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에도 오랫동안 그를 이해하기 어려워했다. 하지만 그는 반대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맞서기 보다는 "설령 거절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 마음의 평화부터 이루려고 노력"했다.
걷는 일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다시 8킬로미터를 걷기 시작한다. 나는 서두르지 않는다. 꼭 내 그림자를 밟고 서 있는 기분이다. 앞으로 영영 이 사막을 벗어나지 못할 것만 같다. 아슬아슬하게 삶을 영위하며 언제까지나 사막에 머무를 것이다. 아무리 걸음을 내디뎌도 제자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나는 무엇인가를 기억해 내려고 애쓰다가 '신념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떠올린다." 그의 길은 외로운 신념의 길을 걷는 순례였고, 몸의 피로와 피할 길 없는 상처도 받아들여야 했다. "길가에 있는데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린다. 차 한 대가 지나갈 때마다 세상이 나를 뒤로 하고 휙휙 지나가는 기분이다. 혹시 내가 순전히 내 고집 때문에 다시는 차를 타지 않고 걷기만 하려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으로 자신과의 싸움을 벌여야 했고 "발목이 부어서 아프다든가, 팀이라는 남자와 함께 강가에 앉아 있다던가 하는 것도 오늘의 내 삶"임을 받아들이는 과정도 거쳐야 했다.
한동안 혼자서 길을 걷다가 그는 지난 삶을 되돌아보게 되고 침묵을 결심한다. 순례 중에 침묵을 실천하면서 깨달은 바는 "첫번째는 성인이 된 후로 내가 다른 사람의 말에 충분히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는 말하는 사람의 생각이 내 생각과 일치하는지 판단할 때까지만 귀를 기울였다. 일치하지 않을 경우에는 더 이상 이야기를 듣지도 않았고, 말하는 사람이 가진 생각이나 입장을 반박하는 주장을 미리 생각해 내느라 바쁘게 머리를 굴렸다. 그래서 기회가 생기자마자 불쑥 끼어들어 말하곤 했다. 말을 하지 않기로 하니 자연히 남의 말을 제대로 듣게 된다. 나 자신에게 이런 여유가 생기자 말하는 사람은 반박당할 걱정 없이 자기 생각이나 입장을 충분히 개진할 수 있게 된다.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결과다."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염려와 걱정,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는 침묵 순례를 시작했고 많은 어려움을 겪어가며 "침묵의 경험에는 절대적으로 정직한 무언가가 있다. 모든 말은 침묵에서 시작된다. 따라서 모든 통념도 침묵에서 시작된다. 말은 입 밖에 낼 수 없는 것에 대한 믿음이다. 말이 없이는 가설이 존재할 수 없고, 가설이 없이는 답도 있을 수 없다. 통념과 학설의 세계가 우리를 혼란스럽게 할 때 침묵은 언제나 제자리를 지킨다. 침묵은 추측에 의문을 품을 기회뿐 아니라 그 추측을 버리고 새로 시작할 기회를 우리에게 준다."는 깨달음도 얻는다.
그리고 이 침묵 수행은 그에게 "인내심이야말로 인류가 평화롭게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자질이다. 더 중요한 자질로는 다름을 인정하는 자세"임을 깨닫게 해준다. 혼자 견뎌내기 어려울 때도 부지기수였지만 그때마다 "문제를 해결하려고 주님과 대화를 나누었지요. 그러자 내가 스스로를 좁은 틀 안에 가두고 있었다"는 것도 깨닫게 해주었다.
그는 말한다. "길 위에 선 순례자의 관점에서 보면 환경이란 우리가 서로 마주치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달려 있다." 환경을 대하는 태도나 사람을 대하는 태도, 사물이나 동물을 향한 태도가 결국은 하나의 마음이다.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마음이 결국 하나, 사랑에서 시작하듯이 말이다.
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세상을 위해, 하느님 나라의 완성을 위해 분투할 삶의 방식은 서로 다르다. 그의 행보에 감명을 받은 아이들이 그의 순례에 동참하려고 할때 그는 "아냐, 그건 내가 할 일이란다. 너희 마음 속을 들여다 보면서 평화를 이루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보렴."이라고 말해준다. 내가 보기에 그의 방식은 조금 별나 보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누군가를 반드시 해야할 일이고 평화로운 또다른 방법으로 부드럽게 세상을 일깨울 방식도 필요한 법.
"20년이 지난 지금 나에게 도보란 나 자신과 우리 사회의 병폐를 조금이나마 고치려는 나만의 해결책이며, 잃어버린 것을 찾아 뒤로 되돌아가는 동시에 새로운 것을 찾으려고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나는 성급한 마음으로 그가 내릴 결론이 궁금했다. 그동안 내가 살아오면서 겪었던 여러가지 작은 충돌들을 해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내린 결론의 일부인 다음 문장은 적어도 나에겐 위로와 응원이 되었다. "환경 위기를 멸종될 처지에 놓인 야생동물 인간이 만든 추한 꼴, 오염 문제에만 국한시켜 생각하는 것은 커다란 착각이다. 물론 이런 문제들도 환경 위기에 포함되지만, 지금 인류의 모습이 어떠하며 인류가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변해야 하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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