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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 1,21ㄴ-28 말씀이 일으키는 변화 (나해 연중 제4주일 레지오 훈화) 본문
이번 주 주일 복음은 예수님께서 회당에서 가르치시는 장면입니다. 그 회당에는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소리를 지르며 말하였습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오늘은 이 더러운 영이 외친 말을 좀 묵상해 보고자 합니다.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회당 안, 어쩌면 우리 안에도 '나와는 상관없다'라고 외치는 영이 분명 있습니다. ‘좋은 말이지만 나와는 상관없다, 중요하지만 나와는 상관없다, 잘못된 걸 알지만 나와는 상관없다, 필요하지만 나와는 상관없다, 안타깝지만 나와는 상관없다, 맞는 말이지만 나와는 상관없다, 믿긴 하지만 나와는 상관없다... 성당에 다니고 열심히 활동도 하긴 하는데 내가 불편해지는 것은 조금도 양보하지 못해서 내 안에서 들리는 '너와는 상관없어'라는 속삭임에 나도 몰래 귀 기울인다면 지금 우리는 회당에 있으면서도 더러운 영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됩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 더러운 영도 옳고 맞는 말을 합니다. 복음에서 가장 정확하고 군더더기 없이 예수를 표현하는 이가 더러운 영이라는 걸 생각할 때마다 심장이 덜컥합니다. 저 역시 바르고 정확한 말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내가 어떤 입장으로 그 말을 하는지도 얼마나 중요한지요. 다행스럽게도 복음에 나오는 사람들은 옳고 정확하고 매끈한 더러운 영의 말보다 더러운 영의 물러남을 보고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새롭고 권위 있는 가르침이다. 저이가 더러운 영들에게 명령하니 그것들도 복종하는구나.” 이렇듯 예수님의 가르침이 새롭고 권위가 있었던 것은 가르침이 일으키는 실제적 변화 때문이었습니다. 새롭고 권위 있는 가르침은 바르고 정확한 말이 아니라 그로 인한 ‘변화’입니다. 우리가 진실로 예수님 말씀에 귀를 기울였다면 우리는 변화할 것입니다.
거룩한 곳(회당)에 있다고 해서 내 옆에 더러운 영이 없지 않고, 거룩한 날(안식일)에 주일을 지켰다고 해서 내 옆에 더러운 영이 없지 않고, 거룩한 말을 듣는다고 해서(그분의 가르침) 내 옆에 더러운 영이 없지 않습니다. 거룩한 날 거룩한 곳에 가서 거룩한 일을 한다 해도, 주일에 성당에서 봉사를 해도, '나와 상관없다'라고 속삭이는 목소리는 내 안에서 들려올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 말씀이 그저 훌륭한 말씀이 아니라 내 안에서 새롭고 권위 있는 가르침이 될 수 있도록, 조금씩 스스로를 변화시켜 보는 한 주간 보내시길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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