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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인간 섬 본문
장 지글러 지음. 양영란 옮김. 갈라파고스.
“집요하게 계속되는 증언이 아니라면, 어느 누가 감히, 지금 이 순간, 끔찍하기 그지없는 범죄의 집요함에 맞서겠는가?” (알베르 까뮈)
장 지글러가 말하는 유럽의 난민 이야기. 그가 유엔 인권위원회 자문위원 자격으로 유럽 난민을 받아들이는 ‘1차 접수 장소’ 중 하나인 레스보스섬 모리아에 방문하여 그곳의 실상을 기록한 책이다. 시인 사포의 고향인 ‘에메랄드 섬’이 잔혹하고 잔인한 섬으로 변해버렸음을, 그 섬에서 지옥을 맛보는 사람들도 ‘우리들’이고 지옥을 만들고 유지하는 사람들도 ‘우리’임을 기록했다. 작가의 다음 말이 이 책의 시작이요 결론이 아닐까.
"올리브나무 숲의 텐트와 판잣집들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나는 그와 똑같은 심란함에 사로잡혔다. 나 자신이 이처럼 인간성이 상실된 현장의 직접적인 책임자는 아니지만, 유럽인의 한 사람으로서, 아니 이제까지 침묵한 한 인간으로서, 나 역시 이처럼 참혹한 광경을 가능하게 만드는 데 가담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p.144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서 어느 한쪽에 일어날 수 있는 가장 고약한 경우는 자신의 운명이 상대의 재량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 장 자크 루소, <인간 불평등 기원론> -
p.157
"인권은 모든 나라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최소 공통분모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나는 인권을 더 이상 축소되어서는 안 되는 인간다움, 우리 모두가 한목소리로 우리가 단 하나의 인류 공동체임을 확인할 수 있는 가치들의 정수라고 부르고 싶다."
- 부트로스 갈리(유엔 사무총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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