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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나무의 시간 본문

달력 한 장

나무의 시간

하나 뿐인 마음 2022. 5. 18. 15:07

이혜란. 곰곰.

허락된 시간을 채우며 한 자리에서,
비바람을 피하지 않고 한 자리에서,
서두르지 않고 처음부터,
건너뛰지 않고 기다리며,
그곳이 아니라
매순간 충만한 나에게 도달하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청원자였던가, 막 첫서원을 하고 나서였던가, 시장에 가서 물건을 사는데 주인 아주머니께서 나를 보고는 근심걱정 없이 살아서 얼마나 좋으냐고 질문을 했었다. 나는 힘드시지요 하고 되물었던가. 속에서 들끓는 질문들은 잘 감췄던가.

한 자리에서 평생을 살면서도,
비바람에도 맞서고 눈비도 견디고 뙤약볕도 피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곁을 내어주고 그늘도 드리워주고 햇빛도 막아주는
나무 같은 삶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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