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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공부란 무엇인가 본문

雜食性 人間

공부란 무엇인가

하나 뿐인 마음 2020. 11. 18. 22:09


김영민. 어크로스.

책을 선물 받고 제목만 보았을 땐, 처음엔 좀 당황?했었는데 그 유명했던 칼럼 ‘추석이란 무엇인가’를 쓰신 분임을 알고 호감이 급상승했다. 프롤로그를 읽은 후에는 이 책을 아예 ‘신뢰’해 버렸다. 물론 발췌한 문장만으로는 이 책의 진수를 알 순 없을 것이다. 책은 읽어야 한다!

요즘 출퇴근 시간이 길고 낮엔 책을 읽을 시간이 많지 않아 밤에 누워 겨우 몇 장을 읽곤 했는데 책이 너무 재미있어 잠들고 싶지 않다는 생각은 정말이지 오랜만이었다. 이불 속에서 혼자 빵 터져서 웃고 나면 머리 속도 그렇게 시원했다. 하지만 웃고 넘기기엔 너무 아까운 문장도 많았다. 양질의 텍스트를 유통시키고 싶다 하셨으니 하시려는 일을 오래도록 계속 하실 수 있길 바란다. 책소개는 다음 프롤로그만 보여줘도 충분하리라.

참, 책 읽는 내내 한자 공부를 해볼까 하는 생각을 자주 했다. 뭐가 좋을까.

“어떤 공부도 오늘날 우리가 처한 지옥을 순식간에 천국으로 바꾸어주지는 않겠지만, 탁월함이라는 별빛을 바라볼 수 있게는 해줄 것이다. 이미 존재하는 더 나은 것에 대한 감수성을 길러주고, 나아가 보다 나은 것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믿게 할 것이다. 그러한 믿음 석에서야 비로소 비방과 조소를 넘어서는 논리와 수사학의 힘을 빌려 공적 영역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계속 읽고 쓰고 논의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가능한 인간의 변화에 대해 믿게 될 것이다.” -프롤로그-

"완벽한 직선이란 실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듯이, 완벽하게 일관되고 통합된 삶이란 현실에 존재하지 않기 마련. 모순 혹은 긴장으로 가득한 자신의 존재를 그럭저럭 거두어 살아나가는 것이야말로 성인의 일이며, 자신의 모순이나 긴장을 빙자하여 남을 괴롭히지 않는 것이 시민의 덕성이다."

"오용되는 단어, 남용되는 단어, 모호한 단어, 다양한 용례가 있는 단어일수록, 신중한 사람들은 해당 단어의 사용을 자제하고, 그 단어를 가능한 한 정확히 정의하고자 든다."

"남보다 나아지는 것은 그다지 재미있지 않다. 어차피 남이 아닌가. 자기 갱신의 체험은 자기 스스로 자신의 삶을 돌보고 있다는 감각을 주고, 그 감각을 익힌 사람은 예속된 삶을 거부한다."

"자신의 독특한 경험에 맞는 섬세한 언어로 자신의 경험을 포착하지 않는 한, 그 경험은 사라지고, 그만큼 자신의 삶도 망실된다."

"섬세함은 사회적 삶에서도 중요하다. 섬세한 언어를 매개로 하여 자신을 타인에게 이해시키고 또 타인을 이해하고자 하는 훈련을 할 때, 비로소 공동체를 이루고 살 수 있다. 거칠게 일반화해도 좋은 만큼 인간의 삶이 단순하지 않다. 거친 안목과 언어로 상대를 대하다 보면, 상대를 부수거나 난도질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제대로 이해하기는 어렵다."

"어떤 글이 깊은 슬픔이나 어두운 진실을 담고 있을 때는 글쓴이가 결코 진실을 알고 싶냐고 고함치지 않는다. 어떤 메시지는 삼가 말하기(understatemennt)를 통해서만 비로소 전달된다."

"자기 기분이 상했다는 것과 상대 주장이 틀렸다는 것은 전혀 다른 사안이다."

"비판이 필요하다고 해서 막말을 비판으로 혼동해서는 안 된다. "

"비판을 받는 사람의 경우 어떤 덕성이 필요할까? 일단 정당한 비판을 감내할 수 있는 정신력이 필요하다. 제대로 된 비판이라면, 그것은 자신을 경멸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의 표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공격적인(aggressive) 논평과 예리한(sharp) 논평은 다르다. 예리한 비판을 제기해야 할 순간에 불필요한 공격성을 드러내면, 그것은 미성숙의 표지일 뿐이다. "

"결함으로 인해 삶이 아름다워지는 것은 그 결함을 인정할 때뿐이다."

"견해를 갖지 않으면 맞지도 않겠지만, 틀리지도 않는다는 점에서 발전의 여지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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