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06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깊이에의 강요

생명의 길 본문

雜食性 人間

생명의 길

하나 뿐인 마음 2020. 7. 26. 22:45

에스더 드 왈 지음. 김한창 옮김. 분도출판사.

 

베네딕도 수도 규칙 해설과 묵상에 관한 책. 베네딕도 성인은 규칙서를 통해, 수도자들이 껍질을 벗고 해묵은 더께를 벗겨내며 하느님께 알맹이로 나아가길 독려했다. 베네딕도 성인이 앞서 가며 낸 길을 나도 따라 나서며, 값비싼 보석은 아니더라도 물길과 세월에 닳고 쓸려 부드럽고 수수한 조막돌이 되어 그분 제단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길 소망한다. 

 

이 규칙을 살아가는 대다수의 수도자들보다 더 많이, 더 오래, 어쩌면 더 진지하게 규칙서를 읽고 묵상하며 살아내고자 했을 에스더 드 왈에게 경의를!


"베네딕도의 길은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끊임없는 자기 쇄신과 성장과 내적 변화로 나아가는 길이다. 나는 성규를 읽을 때마다 이렇게 자문해 본다. 나는 복음에 힘입어 변화하고 있는가? 나는 나의 삶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 때문에 변화하고 있는가?"

 

"나는 어릴 때부터 하느님은 오로지 나의 영혼에만 관여하시는 분이며, 영적인 것이 육적인 것보다 훨씬 더 귀한 것이라고 배웠다. 그런데 성규를 통해서 육신도 영혼 못지않게 양육하고 돌봐야 하며, 몸과 마음과 정신의 균형을 잡아 주는 요소로서 존중해야 하고, 또 충만한 인간성을 위해 규정된 매일의 일, 공부, 기도를 꼬박꼬박 수행하는 데 있어 육신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인간 심리에 대한 베네딕도의 깊은 통찰은 우리 모두를 감동시킨다. 그는 우리가 누구이며 삶의 여정에서 어디쯤 가고 있는지를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깊이 이해하면서 성규를 저술했다. 그는 인간 내면의 가장 깊은 욕구가 무엇인지 안다. 그것은 내적이며 외적인 질서에 대한 욕구이자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욕구, 무엇보다도 집에 정주하고 싶은 욕구다. 여기서 집이란 모든 차원의 집을 의미한다."

 

"무릇 규칙이라고 하면 인간의 외형적 행동을 규제하기 위한 것으로 인식되지만, 베네딕도는 결코 여기에 머무르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규칙 준수의 동기뿐 아니라 실천 방법을 중히 여긴다. 그가 사람을 존중하고 각자의 내면에 작용하는 은총의 신비를 존중하는 것을 보면 성규가 인간의 마음을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회복의 과정, 즉 구출되고 복원되는 과정은 먼저 발걸음을 멈추고 마음의 귀로 경청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성령께서 우리를 초대해 펼쳐 보여 주시는 전망은 너무나 광대하여 시아에 다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감옥 창살에 매달리는 것을 더 안전하게 여길지도 모른다. 감옥은 적어도 우리 위치는 알려 주지 않는가."

 

"마이클 케이시의 말처럼 기도를 잘 바치는 능력은 은총의 부르심에 충실히 부응하여 하루를 사는데 달려 있다. 삶과 분리할 수 없는 기도인 성무일도의 질이 일반 기도만 못하다면 그 원인은 대체로 삶 자체가 부실하기 때문이다. 내가 하느님 앞에 온전히 나아가기 위해 불꽃 같은 열정으로 정한 시간에 기도한다면 그 기도는 그저 마지못해 하는 겉치레 행사가 아닌 은총의 샘이 되어 나의 모든 일과를 풍요롭게 해 줄 것이다."

 

"일상의 경험 속에 묻혀 있는 내적 비밀을 초연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일단 간파하고 나면, 아무도 간섭할 수 없는 자유를 얻게 됩니다." (토마스 머튼) 수도자다운 생활이란 결국 내적 자유를 수반하는 총체적 변화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베네딕도가 우리에게 제시하는 것은 올바른 인간관계의 기반이 되는 상호 의존과 상호 보완이다. 이것이 이루어질 때 우리 모두는 그리스도의 모습 안에서, 그리스도의 모습을 통해서 결속되어 신비스럽고 눈으로 볼 수 없는 친교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연민은 공모가 아니다. 잘못을 눈감아 주는 것이 아니다. 앞에서 이미 보았듯이 과오는 반드시 교정되고 치유되어야 한다. 악습이라는 가지를 잘라 낼 때는 신중하게, 사랑하는 마음으로 해야 한다. 그 목적은 각 사람이 지닌 고유한 능력을 각자에게 가장 알맞은 방법으로 증진시키는 데 있다. 이 섬세한 작업은 모든 인간관계에 똑같이 적용된다."

 

"정주는 배회하거나 도망치지 않고 한곳에 머무르면서 어떤 일, 어떤 사람이라도 정면으로 맞이하는 것을 의미한다."

 

"잘못된 우정을 주고받을 위험은 언제든지 있을 수 있다. 내가 다른 사람을 도와준다고는 하지만 사실은 다른 사람의 자립정신을 빼앗는 행위가 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가장 깊은 내면의 자아를 존중하여 간섭하지 않는 것을 나는 진정한 의미의 순결이라고 보고 싶다."

 

"인간이 인간답다는 것은 각자에게 비밀이 있고 남에게 말 못할 자신만의 고독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을 인간답게 만들어 주는 그 비밀, 그 숨김, 그 고독을 나는 사랑하려 합니다. 그 속으로는 하느님만 들어가실 수 있고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토마스 머튼)

 

'雜食性 人間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러브 트러블  (0) 2020.07.27
퇴근 후, 그림책 한 권  (0) 2020.07.26
김지은입니다  (0) 2020.07.06
해치지 않아  (0) 2020.05.14
세상의 주인  (0) 2020.05.03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