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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안녕, 그림자 본문
이은정 지음. 이지선 그림. 창비.
요 근래 어린이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다시 읽기 시작했는데, 부정적인 어른이 나올 때마다 조금씩 불편하다. 이게 현실인가 싶다가도 적어도 '좋은' 어른도 함께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것이 정말 아이들의 보는 현실 세상인지도 모르겠다.
이 동화도 마찬가지다. 그리 큰 역할이 없는 어른들이 등장하다가 '좋은 책방' 아저씨가 친절한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이 동화의 줄거리를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아저씨가 주인공 아이를 '아가씨'라고 부르는 그 지점에서, 나는 이미 마음이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이어질 내용들이 어떻게 전개될지가 너무 뻔했고, 외면할 수 없는 진짜 현실 세계라 하더라도 동화에서만이라도 아이들이 이런 이야기들을 읽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자꾸 들었다. 책에 집중이 어려워 결국 건성건성 읽고 책을 덮었다. 그래도 만약 아이들이 이런 일을 겪을 때, 친구의 손을 잡을 수 있기를, 엄마의 목소리에 귀기울일 수 있기를, 아무렇지도 않으려는 노력보다 도움을 청할 줄 아는 용기를 가지길, 친구와 어른들과 함께 어려움을 타파해 나가길... 마음이 여전히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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