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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지극히 거룩한 삼위일체 대축일(어린이 미사 강론) 본문

vita contemplativa

지극히 거룩한 삼위일체 대축일(어린이 미사 강론)

하나 뿐인 마음 2019. 6. 16. 22:39

친구들 한 주간 동안 잘 지냈나요? 오늘은 제대 꽃꽂이도 좀 더 화려하고, 초도 흰색이지요. 신부님도 녹색이 아니라 흰색 제의를 입으셨네요. 무슨 날일까요? 오늘은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이예요. 말이 좀 어렵지요? 한 번 따라해 볼까요? 

 

삼위일체가 무슨 뜻일까요? 성부 성자 성령께서 한 분이신 하느님이라는 뜻이에요. 즉, 아름다운 세상과 우리를 만드신 창조주 성부,

우리의 잘못을 용서해 주시고 구원하시려고 사람의 모습으로 오신 성자 (예수님),

예수님의 승천 후 항상 우리 곁에 계시며 생명을 주시는 성령.

이 성부 성자 성령께서 서로 구별되시지만, 동시에 본질로는 같은 하느님이라는 뜻이예요. 어렵지요? 

비유로는 삼위일체 하느님을 온전히 설명할 수 없지만 친구들을 조금 더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수녀님이 뭔가를 가져왔어요. (초를 보여주며), 이건 뭘까요? 초. (불을 붙인다.) 그래도 초. 촛불이 있어도, 없어도 여전히 초이지요. 이 초가 성부(하느님 아버지)라면, 불꽃은 인간을 위해 목숨을 내어놓는 희생을 하신 예수님, 어둠을 밝혀주는 빛과 따뜻한 온기는 성부와 성자의 관계에서 나오는 성령. 우리는 초가 녹으면서 타오르는 빛으로 어둠 속에서도 가야할 길을 알게 되고 잃은 것도 찾을 수 있고, 따뜻함도 느끼지요. 초, 불꽃, 빛과 온기가 각각이면서도 하나의 초인 것처럼, 성부 성자 성령께서는 서로 구별되시지만 한 분이신 하느님이지요. 그래도 아직 어렵지요? 

 

하지만 우리 친구들은 이미 이 삼위일체 하느님을 믿고 고백하며 기도하고 있어요. 우리가 무언가를 시작할 때, 가령 밥, 교리, 공부, 시험, 운동, 잠잘 때, 일어날 때, 기도의 시작에 무엇을 하지요? 성호경. 맞아요. 바로 이 성호경이 삼위일체 하느님에 대한 신앙 고백이거든요. 우리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 (성부, 성자, 성령)을 신앙으로 고백하고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이름으로 일을 시작하며, 일을 마칠 때도 성호경을 그으면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고백할 수 있어요. 

 

그렇다면 삼위일체 하느님을 믿고 따르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세 명이서 하나의 우산을 썼다고 상상해 볼까요? 가고 싶은데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혼자선 갈 수 없겠지요. 다른 친구가 가고 싶은 곳이 어디인지 서로의 마음을 잘 알아야겠고, 내가 가려고 하는 곳만을 고집할 순 없어요. 무엇보다 함께 같은 방향을 걸어가야겠지요. 또 함께 비를 피하기 위해선 서로를 잘 살피고 내가 우산 아래 자리를 너무 많이 차지해 버리면 다른 친구가 비에 젖을 테니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염려해야겠지요. 서로 사랑하고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하며 하나가 되는 것. 그러면서도 각자가 존중 받고 온전한 하나로 행동할 수 있는 것. 집에서는 엄마, 아빠, 아이들/ 혹은 할머니, 아빠, 나/ 성당에선 신부님 수녀님, 선생님들, 친구들/ 학교에선 선생님, 같은 반 친구들 그리고 너희들... 우리는 이렇게 언제 어디서나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사랑의 신비’를 실천하며 살아갈 수 있어요. 그럼 또 한 주간 동안,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서로서로 사랑을 주고 받으며 삼위일체 하느님의 모범을 따라 살아가다가 다음 주에 기쁘게 만나요.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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