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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마르 13,24-32(훈화) 일어나야할 것들이 일어나고 난 후에 예수님이 오신다 본문
질문하나 할까요? 세상에서는 새해가 1월 1일입니다. 그렇다면 교회에서 새해는 며칠일까요? 예, 대림1주입니다. 이제 며칠 남지 않았구요, 지금은 우리에게 연말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복음서에서도 종말에 관한 이야기를 합니다.
종말이라고 하면 무슨 생각들이 떠오르세요? ... 예, 복음도 이렇게 말합니다. "환난에 뒤이어 해는 어두워지고 달은 빛을 내지 않으며 별들은 하늘에서 떨어지고 하늘의 세력들은 흔들릴 것이다." 무서우신가요? 종말에 관한 이야기는 종종 이렇게 무서운 혼돈의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그러나 바로 뒤에 따라오는 구절은 이렇습니다. "그때에 사람의 아들이 큰 권능과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사람들이 볼 것이다." 예, 바로 그때에 일어나는 일이 예수님이 영광을 떨치며 오신다는 겁니다. 해와 달과 별이 빛을 잃으면 바로 그때에 해와 달과 별보다 더 큰 빛으로 영광을 떨치며 예수님이 오신다는 겁니다. 종말이 오면 우리 모두가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그때에 사람의 아들은 천사들을 보내어, 선택한 이들, 바로 우리들을 모으실 것입니다.
죽음이 죽음으로 끝나지 않음을 우리는 알고 있지요. 마찬가지로 종말도 종말이 끝나지 않고 영광스런 모습으로 예수님이 오시고, 그분이 우리들을 모으신다는 겁니다. 이것이 함께 일어납니다. 근데 우리는 종말에 일어날 혼돈의 상태만 생각하지요. 저도 그랬구요.
우리는 삶에서 종말은 마지막에만 일어나는 건 아닙니다. 살다보면 언제 끝나는가 싶을 때도 있고, 이제 그만 끝났으면 하는 순간도 있습니다. 그럴 때가 바로 우리들이 만나는 종말, 혼돈, 고통이 순간이죠. 그때에 바로 예수님이 더 큰 빛으로 오신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그때에 바로 예수님이 우리들을 다시 모으신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무화과나무 비유를 깨달으라고 합니다. 무화과나무는 가을에 잎을 떨구는 것이 아니라 겨울에 잎을 떨굽니다. 성경 말씀처럼 여름이 가까워야 잎이 돋습니다. 다른 나무들이 봄에 잎을 운 후에야 무화과는 잎을 돋웁니다. 다른 나무들이 가을에 잎을 떨군 후에야 무화과는 겨울에 잎을 떨굽니다. 즉, 일어나야할 것들이 일어나고 난 후에 일어난다는 겁니다. 종말도 그러합니다. 일어나야할 것들이 일어나고 난 후에 예수님이 오신다는 것이죠. 혼란스럽고 고통스런 일들이 반드시 일어나고 난 후에 예수님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
모든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상황 안에서 예수님을 만나는 겁니다. 예수님의 모습 중 가장 익숙한 모습은 뭔가요? 십자가 예수님. 바로 그겁니다. 내 몫의 십자가를 잘 짊어지고 있을 때가 예수님과 가장 닮은 순간입니다.
새해 결심을 하면서 우리 모두 함께 '새해엔 꼭 깨어 기다리며 고통 너머 오시는 예수님을 만나뵐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