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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100만 번 산 고양이 본문
사노 요코 글, 그림. 김난주 옮김. 비룡소.
비로소 죽는다는 것.
비로소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 혹은 사랑받게 되었다는 것.
얼마 전 수녀원 공동체 모임에 갔다가 전체 운동회가 시작되는 걸 보고서는 슬쩍 빠져나와 도서실에 쭈그리고 앉아 이 책을 읽었다.
책이 내 손에 들어오게 되는 ‘우연’은 늘 신기하다. 읽어야지 마음만 먹고 뒷전으로 미루게 된 책인데(미루게 된 이유는 막상 돈을 주고 사지를 못해서...) 우연히 이렇게 내 손에 들어왔다.
발바닥이 아프다는 핑계가 있긴 했지만(운동회 같은 건 정말 내가 어려워하는 일이라, 어떻게든 이유를 만들어 내고 싶어했겠지만) 여튼 제때 핑계거리가 생겼고 덕분에 도서실에 갔고 한두 시간 동안 읽을만한 책을 찾아 기웃거리다가 이 책을 집어들었다.
왁자지껄 신나는 함성소리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수도원 중정(中庭)에서 비켜난 곳에 있던 그날의 나. 소임지의 현장에서도 늘 조금씩 물러나 있기를 원하는 나란 인간이 품는 마음처럼 이 고양이도 매사에 불평이고 마음을 잘 담지 못하는구나 싶었다.
그렇게도 매번 자신의 삶을 싫어했던 건 마음을 온전히 주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마음을 온전히 주지 못했던 건 자신이 사라질까봐 두려워서는 아니었을까. 사랑의 첫 자리에 늘 자신을 놓았기에 100만 번을 살아도 삶이 모자랐던 건 아닐까. 자신을 사랑하면서도 자신의 부족함에 늘 마음이 시렸던 건 아닐까.
자신을 온전히 사랑한다는 건 어쩌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아주는 상대를 만남으로써 완성되는 건 아닐까. 나 자신조차 보듬지 못한다 생각한 그 어떤 부분을 있는 그대로 보아주는 누군가를 만날 때, 백만 번을 거듭해도 미완이었던 삶이 완성되고 비로소 죽을 수 있는 건 아닐까.
동화책 하나 집어 들고 또 내 삶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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