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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참 어렵다. 본문

이웃고을(MK 1,38)

참 어렵다.

하나 뿐인 마음 2018. 6. 21. 00:15


제의실 갔는데 애들끼리 싸운 분위기다. 뭔일이냐 했더니 “저 오빠가 저한테 지랄하지 말라고 했어요.”한다. 통통하고 행동이 재바르지 않은 초4 여자애한테 초5 남자애가 “넌 힘세서 아이들 잘 때리겠네?”하며 뜬금없이 놀려서 대들었는데 옆에 있던 다른 오빠가 한 말이란다. 끈을 매다가 놀린 녀석들이 놀라서 엉거주춤하는 사이, 여자 아이는 참으려 애쓰는데도 눈물이 비집고 나온다.

하나는 울고 하나는 쫄고 하나는 노려보고 하나는 모른척 책을 보네. 애들 넷이 모여도 시끄럽고 탈 많은 어엿한 하나의 세상이다. 이 세상을 붙들고 얘기를 시작했다. 신부님이 들어와서 미사가 시작될 때까지, 아이들 모두와 얘기했다. 하나하나.

억울한 얘기면 반드시 아니라고 말해라, 울면서 참지 마라, 화나면 한 마디 해도 된다, 무엇보다 상대의 그 말이 진짜가 되지 않도록 앞으로도 노력해라.

외모를 가지고 놀리거나 어리고 약하다고 쉽게 대하는 건 네 인생을 값싸게 만든다. 힘있는 거 같고 별거 아니다 싶고 재밌어도 당장 그만둬라. 쉽게 남을 놀릴 줄 아는 사람보다 차별 없이 사람과 어울릴 줄 아는 것이 큰 사람이다.

아무리 친구라도 잘못이다 싶으면 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해라, 농담 섞어서 잘못하는 거 돕지마라, 진심도 중요하지만 잘 전달하는 건 더 중요하다. 싫다좋다 말고 옳은 일을 해. 직접 하지 않았다 해도 동조하는 건 결국 같은 행동을 한 거야.

친구가 곤란할 때 돕기 어려운 상태라면 지켜보기라도 해라. 그냥 하고 싶은 일을 계속함으로써 친구를 모른척하지 마. 모른 척, 아무일 없던 것처럼 행동하는 게 친구를 더 외롭고 슬프게 한다.

미사 전에도 후에도 한참을 얘기했다. 왜 그랬는지 지금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하고 싶은지 무엇이 진짜 중요한지 묻고 답하고 설명하고 이해시키며.

최대한 단호하게 설명했다. 그리고 오래도록 오늘을 기억하면서 늘 더 중요한 걸 생각하고 바르게 당당하게 살자 했다.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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