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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사제 성화의 날 본문
오늘은 예수 성심 대축일이기도 하고 사제성화의 날로, 보통은 교구별로 아침에 모든 사제가 모여 미사를 하고 식사도 하고 그런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신자들은 아침부터 꽃다발 챙겨 주교좌성당으로 몰려가고 미사 후엔 거나한 식사가 이어졌는데...
다른 교구는 모르겠고 대전교구만 말해보자면, 작년엔 전 사제들 함께 모여 피정을 하시두만 올해는 본당별로 알아서 하랬다고. 본당에서 꽃다발을 드리고 축하하고 식사를 하는 곳도 있었겠지만 우리 성당은 딱 본당식구끼리만(사제 수녀 직원) 모여 냉면을 사먹고 오후엔 봉성체를 나갔다. (준비한 꽃다발마저 거부하셨다는 미담이 여담으로...)
사제성화를 위해 기도하는 날, 성체를 모시고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들 환자분들 만나러 가는 것만큼 의미 있는 게 있나 싶어 보좌신부님한테 “처음 맞는 사제성화의 날이 두고두고 기억나겠네요.”했더니 본인도 동의하신다. 수십 년간 꽃다발과 거나한 식사가 성화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했는데(물론 축하와 감사의 응원이 소용 없단 뜻은 아니다) 오늘 참 흐뭇하다.
마무리는 성시간이었다. 나도 동반하면서 피정하듯 좋은 하루를 보냈다. 병원 다녀오느라 조촐한 식사는 못했지만 봉성체를 다녀오고 성시간도 했으니. 수녀딸 두신 할머니가 계신데 손잡아 드리면서 “딸 자주 못보실테니 저라도 보세요.”하니 “고맙습니다.”하신다. 신부님도 오늘은 당신을 위해서 기도해 달라고 겸손되이 어르신들께 부탁하시고.
교회가 탈도 많지만 할일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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