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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상상할 수 있니? 본문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상상할 수 있니?

하나 뿐인 마음 2018. 5. 3. 12:08



- 메리 올리버

예를 들어, 나무들이 무얼 하는지
번개 폭풍이 휘몰아칠 때나
여름밤 물기를 머금은 어둠 속에서나
겨울의 흰 그물 아래서만이 아니라
지금, 그리고 지금, 그리고 지금-언제든
우리가 보고 있지 않을 때.
물론 넌 상상할 수 없지
나무들은 그저 거기 서서
우리가 보고 있을 때 보이는 모습으로 있다는 걸
물론 넌 상상할 수 없지
나무들은, 조금만 여행하기를 소망하며,
뿌리부터 온몸으로,
춤추지 않는다는 걸,
갑갑해하며 더 나은 경치, 더 많은 햇살,
아니면 더 많은 그늘을
원하지 않는다는 걸
물론 넌 상상할 수 없지 나무들은 그저
거기 서서 매 순간을, 새들이나 비어 있음을,
천천히 소리 없이 늘어가는 검은 나이테를,
마음에 바람이 불지 않는 한
아무것도 달라질 게 없음을
사랑한다는 걸,
물론 넌 상상할 수 없지
인내, 그리고 행복, 그런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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