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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개인주의자 선언 본문
판사 문유석의 일상유감. 문학동네.
끄덕끄덕 머리 흔들어가며 읽은 책. 저자가 언급하는 이야기들이 책을 쓰던 시기의 이슈들을 다루기 때문에 뒤늦게 철지난 과일을 먹는 기분이 들기도 했는데, 다행인 것은 맛보지 않았으면 후회할 그런 맛이었다.
수녀원에서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생각하는 요즘이다.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해서 가장 큰 퍼센트를 차지하는 것은 아닐테다. 수도생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극명한 하나, 바로 그것이겠지만 가장 큰 퍼센트를 차지하는 것은 함께 살아갈 줄 아는 것, 적어도 함께 살려는 마음이 아닐까. 그 마음이 불러 일으키는 행동들을 기꺼이 행하는 것.
늘 그 때에 맞는 질문과 고민과 아픔이 주어진다, 인생은.
개인주의는 근대 계몽주의, 합리주의와 함께 발전하며 서구사회의 근간을 형성했다. 합리적 개인주의자는 인간은 필연적으로 사회를 이루어 살 수밖에 없고, 그것이 개인의 행복 추구에 필수적임을 이해한다. 그렇기에 사회에는 공정한 규칙이 필요하고, 자신의 자유가 일정 부분 제약될 수 있음을 수긍하고, 더 나아가 다른 입장의 사람들과 타협할 줄 알며, 개인의 힘만으로는 바꿀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타인들과 연대한다. 개인주의, 합리주의, 사회의식의 균형을 이룬 사회가 바로 합리적 개인주의자들의 사회다.
물론, '합리적 개인'이라는 근대적 인간상 자체가 현대 심리학이 밝혀낸 인간의 실제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진화론, 뇌과학, 심리학이 밝혀낸 인간의 비합리성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냉철하게 직시하며, 그런 비합리성까지 고려해 인간과 사회를 복잡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합리적 태도'는 오히려 더욱더 필요하다. 현대의 합리적 개인은 자신의 비합리성까지도 자각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합리적 태도가 뒷받침되지 않은 개인주의는 각자도생의 이기주의로 전락하여 결국 자기 자신의 이익마저 저해할 뿐이다. 자기 이익을 지속적으로 지키기 위해서라도 양보하고 타협해야 함을 깨닫는 것이 합리성이다. 이와 동전의 양면처럼, 양보하고 타협하지 않는 개인의 이익이 지속가능하지 못하도록 '반대 인센티브(불이익)'를 적절히 제공하는 것이 사회의 합리성이기도 하다.
합리적 개인주의는 공동체에 대한 배려, 사회적 연대와 공존한다. 자신의 자유를 존중받으려면 타인의 자유도 존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톨레랑스, 즉 차이에 대한 용인, 소수자 보호, 다양성의 존중은 보다 많은 개인들이 주눅들지 않고 행복할 수 있게 하는 힘이다.
어차피 세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것이라면, 개인의 행복이 골방 속에서 누리는 자유에 그치지 않게 사회와 함께하는 행복도 놓치지 말아야겠다.
속시원한 본능의 배설은 찬양받고, 이를 경계하는 목소리는 위선과 가식으로 증오받는다. 그러나 본능을 자제하는 것이 문명이다. 저열한 본능을 당당히 내뱉는 위악이 위선보다 나은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위선이 싫다며 날것의 본능에 시민권을 부여하면 어떤 세상이 될까.
그림자를 강조하기 위해 빛을 애써 지울 필요도 없고, 빛을 강조하기 위해 그림자를 외면할 필요도 없다. 있는 것을 그대로 외면하지 않고 직시하는 것이 사회를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출발점이다.
세상이 복잡하다고 생각하기를 거부하고 신념과 분노에만 의지하다가는 좋은 의도를 가지고도 최악의 결과만 가져올 수 있다. 의심하고, 근거를 찾고, 다시 생각하고, 아니다 싶으면 주저 없이 결론을 바꾸는 노력 없이는 세상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 깨어 있어야 한다. 내 협소한 경험 안에 갇히고 울컥하는 감정에 치우치게 되면서도 다시금 차분히 반성하게 될 때 드는 생각이다.
악을 행하는 악마보다 선악 구분조차 없는 백지 상태의 야수가 더 무섭다. 자기 행동의 의미를 성찰할 줄 모르는 무지야말로 가장 위험한 야수인 것이다.
읽을 책 몇 권을 소개받았다.
인간의 본성을 진화심리학으로 탐구하는 스티븐 핑거, 인간 마음의 작동 원리를 토대로 행동경제학을 발전시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니얼 카너먼, 보수주의자와 진보주의자의 도덕감정의 차이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조너선 하이트, 프레임이라는 인간 심리의 작동 기제를 토대로 미국 현실 정치에서 민주당이 패하고 있는 이유를 분석하여 오바마 당선을 도운 조지 레이코프, 역시 인간 심리의 작동 기제에 관한 과학을 토대로 저항감 없이 인간 행동을 바꾸는 '넛지' 방식의 자유주의적 개입주의를 주창하고 실제로 오바마 행정부에서 규제개혁 책임자로 자기 이론을 현실에 반영한 캐스 선스타인. 이들의 책은 인간과 사회를 과학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당연히 읽어야 할 필독서가 되었고 마케팅, 정치, 사회사업 등의 여러 분야에서 이미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