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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오랜 만에 현충원 본문
이 계절엔 처음이었습니다.
벚꽃이 핀 부모님 산소라...
신자들과 함께 간 자리라서 아버지 좋아하시던 소주 한 병 못사들고 간 터라 주위만 맴돌고 왔습니다.
나처럼 산소를 찾는 사람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너도나도 알록달록한 옷을 입고 산소 주위로 조성된 둘레길을 걷고 있었지요.
그러고보니 제가 여기를 처음 간 때가 벌써 30년 전입니다.
30년 동안 찾았으면서도 이곳이 이렇게 눈부실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지요.
부모님 산소에서 올해 첫 벚꽃놀이를 했습니다.
그리 슬플 것도 없고 그리 외로울 것도 없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꽃 피는 산소, 단풍 드는 산소, 초록으로 물드는 산소...
부모님의 죽음은, 나의 외로움은 그리 특별할 것도 없는 일상이라는 것.
앞으로도 더더욱 일상이어야 한다는 것.
신자들이 한 바퀴 도는 동안 전 앉아서 잠시 책을 읽었습니다.
마음 편히 앉아서, 여유롭게 책을 읽는 것처럼
이젠 정말 가볍게 내 일상 안으로 끌어 안아야겠지요.
도시락을 까먹는 내내 황홀할 정도로 꽃비가 내렸습니다.
삶의 행복, 그렇게 멀리 있지도 그렇게 거창하지도 않다는 게 이리도 새삼스럽다니요.
꽃 한다발... 놓고 왔습니다.
시드는 꽃보다는 오래 가는 조화가 낫다고 늘 생각했던 것도
이젠 마음 고쳐 먹어야겠습니다.
사람도 꽃도 언젠가는 시든다는 거,
그리 두려워할 일도 아니지요.
이젠 그때그때 맘에 드는 꽃을 들고 찾아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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