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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바울라 할머니 본문

하루하루 부르심따라

바울라 할머니

하나 뿐인 마음 2015. 9. 9. 15:19


빅토리아 형제님이 미국의 비싼 병원비 때문에 한국에 가서 수술을 하셨는데 결국 회복을 못하시고 한국에서 마무리를 해야한단다.

자매님이 일년 넘게 한국까지 가서 간호를 하셨는데 결국 장모님까지 한국에 가신다. 주일 아침에 울먹이며 안기듯 나를 안으시는 바울라 할머니를 다시 안아드리고 "기도할게요"말고는 어쩌지 못하는 나. 돈이 싫구나. 정말.



잠시 수녀원에 들어왔다 밖에 나가는데 신발장에 반찬들이 놓여 있다. 내일 한국 가신다면서. 이렇게 잔뜩 반찬을 놓고 가셨다. 맘이 너무 아프다. 


... 하루 종일 바울라 할머니가 맘에 걸린다. 사위의 임종을 보러 한국을 가야한다니. 미국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해서 완쾌하셨으리란 보장은 없지만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인 줄도 모르고 서로 떨어진 채 마음만 졸이다가 마지막 인사를 해야한다고 하니, 돈이 정말 원망스럽다. 삭막하고 거대한 빌딩숲에서 길을 잃은 기분이다. 인적은 없고 찬바람만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어디론가 부리나케 내빼는군.


... 저녁에 결국, 할머니의 사위는 한국에서 돌아가셨다. 할머니는 죽은 사위를 만나러 한국에 가셔야 한다. 

삶과 죽음. 그리고 돈.

아는 것이 별로 없기도 하지만, 삶과 죽음의 의미는 누가 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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