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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수도자란 누구인가 본문
2012.11.24.
요한이 할머니한테서 전화가 왔다.
베드로 할아버지가 병원에 다니신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워낙 카랑카랑하신 분이라
당신 약해지신 모습을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어하지 않으셔서
그동안 병문안도 할 수 없었던 탓에
시간이 흘렀어도 돌아오실 때까지 기도해드려야지 하기만 했다.
그러다 이렇게 전화가 온 거다.
전화를 받자마자 울기 시작하시길래,
저녁미사 마치고 부랴부랴 허신부님 상본이랑 성모님 이콘을 챙겨
병문안을 갔다.
중환자실에서 나오신지 얼마 되지 않아서 무척이나 쇠약해지신 상태.
마음이 많이 약해지셨는지
연신 눈물만...
돌아나오는 우리들을 끝까지 따라나오셔서
병원 문앞까지 배웅을 하신 요한이 할머니.
춥다고 나오시지 말라하니 우리들이 사라질 때까지
유리문 뒤에서 고맙다 고개숙여 인사하신다....
우리가 뭐라고 목소리만으로도 위로받고 감사하시는가.
우리가 뭐라고 고작 몇분의 만남으로 그리 기뻐하시는가...
집에 돌아왔더니 폰으로 전화를 하셨다, 잘 들어가셨어요? 걱정이 되서...
우리 영감님은 수녀님 기도받고 일어나 앉으셨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수도자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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