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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야곱 신부의 편지 본문
렉시오 디비나반 청년들과 야곱 신부의 편지를 다시 보았다. 이번에 마음에 들어오는 내용은 '눈 감음'이다.
의심을 거두지 못해 눈 앞에다 칼을 들이대어도 볼 수 없었기에 안심시킬 수 있었던 장면과 그녀가 더이상 자신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결심하여 목에 줄을 감고 세상과 작별하려던 순간에도 야곱 신부는 그 곳에 있으면서도 목격해주지 못함으로 인해 그녀를 살린다. 마치 하느님의 "다 잊었다"처럼 말이다.
세 번째 보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내용을 다 기억하지 못했다. 마음에 남은 몇 장면을 제외하고는 낯설고 새로운 영화를 보듯 기억과 바램을 더듬었는데, 내 마음대로 그려가는 플롯은 내게 있어 또 다른 생각거리였다. 그녀가 택시를 타고 낡은 성당으로 돌아가기를, 혹은 집을 정리하고 신부님을 기다리기를, 샹들리에를 내리는 장면에서조차 나는 비가 새는 지붕을 수리하기를 바랬다.
이처럼 어이없는 나의 바램.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고통의 나락에 빠진 이들을 과연 내가 얼마만큼 이해하고 안아줄 수 있을까. 그저 스스로 이겨내고 얼른 바른 길에 서둘러 들어서기만을 재촉하고 있는 건 아닌지 나를 한참 나무라고 싶을 정도로 나는 안전한 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많이 본 사람만이 넓게 사랑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을 해본다. 모두 보아야만 온전히 사랑할 수 있는 것 역시 아니라는 생각을 해본다. 다 보진 못했어도 어쩌면 오히려 볼 수 없음이 너를, 나를 더 안도하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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