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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음을 그냥 놓아두고 오라" 본문

바람은 불고 싶은대로 분다

"음을 그냥 놓아두고 오라"

하나 뿐인 마음 2014. 5. 15. 09:09

2011.2.7.

 

요즘 성인도문 때문에 본원에 들락날락.

오늘도 오르간에 맞춰 연습을 하는데,

영~ 매끄럽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달랑 끊지도 않으면서 길게 빼지도 않으면서 여운을 줄것.

보통 시편창과는 또 좀 다른 이 부분을 연습하면서

개인적으로 아주 힘들었다.

긴장하는 티가 역력하다보니 수녀님들이 충고를 해주시는데...

"음을 그냥 놓아두고 오라"는 것.

 

 

타고난 천성상, 살아온 환경상

난 무척이나 독립적인 인간이고, 옆사람 외롭게 할만큼

조근조근 의논하는 성격이 못된다.

내 일이 아니라면 포기가 빠르고

내 일이라면 웬만해선 알아서 책임진다.

갤갤 거려도 지 일이면 무슨 일이 있어도 한다는 소릴 들을 정도니...

그래서 마지막 음 하나마저도 '내가 어떻게 해보려고' 책임지려하는 나.

 

발성문제도 아니고 창법 문제도 아닌,

음을 그냥 놓아두고 오는것

나라는 인간에게 있어서는 무지 황망한 일이었다.

부랴부랴 음을 내려놓으니 무자르듯 싹둑 끊어지고

별로 숨가쁠 일도 없는데 괜히 호흡마저 거칠어지고

...제 음을 끝까지 낸다, 책임진다는 것마저

고집센 나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버림도 비움도 내려놓음도

일정 순간이 아니라 매순간이구나...

이래서 난 노래한다...노래해야한다...찬미드려야 한다...

Deo Grati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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