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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어딜 가도 그렇지만, 합류하지 못하는 애들이 있다 본문

바람은 불고 싶은대로 분다

어딜 가도 그렇지만, 합류하지 못하는 애들이 있다

하나 뿐인 마음 2013. 7. 11. 05:14

2010.4.23.

 

어딜 가도 그렇지만, 합류하지 못하는 애들이 있다.

어머니의 지극한 '극성'으로 2학년임에도 불구하고 첫영성체를 하는 준성이는 또래 아이들에 비해 조금의 문제를 안고 있다. 오늘도 혼자서 계단에 누워 혼자 시간을 보내는 준성이한테 이런 저런 말을 붙이다가 형들이랑 같이 딱지치러 함께 가쟀더니, 실내는 더워서 싫단다.

 

그래도 함께 해보지 않겠냐는 나의 부탁에 못이기는척 따라온 준성이. 알고봤더니 벌써 형들한테 갔다가 튕겨져 나온거였다. 형들한테 가서 준성이랑 함께 딱지치기 하랬더니 미처 손쓸 틈도 없이 '싫어요' '딱지훔쳐가요'라는 말들이 쏟아져나왔다. 얼른 무마하려는 준성이는 손사래까지 쳐가며 또 실내는 더워서 싫단다. 부끄럽고 무안해서 후끈 달아올랐을 준성이를 생각하니 맘이 아팠다.

 

교실을 나서는 준성이는 일단 두고 4명을 데리고 옥상으로 갔다. 대충 알아듣게 설명하고, 내가 싫은건 남에게 하지 말랬더니 요녀석들 그래도...착한 녀석들이라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다음에 옥상에 불려오면 살아서 못나갈줄 알랬더니...

와~하고는 준성이를 찾으러 내려갔다. 땀 뻘뻘 흘려가며 준성이 찾아서 잡기놀이를 하고 올라온 말썽꾸러기들이 그래도..이쁘다. 형들과 함께 놀다가 들어온 준성이는 미사내내 또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있다.

 

난 오늘도 하루종일 수십번 가슴이 아팠다가 뿌듯했다가... 조증, 울증을 왔다갔다 한다. 복사서던 녀석이 미사 도중에 하얗게 질려가지곤 제의방으로 뛰어들어가 반주하던 나마저 혼비백산. 시험기간이라 애들이 말이 아니다 싶어 과자 줘서 얼른 가서 쉬랬더니.. 이 녀석...미사 마칠 때는 과자 한봉다리 들고 계단을 뛰어서 날듯이 내려온다...헉헉... 내가 이러다 제명에 못살지...

 

 

나의 자리...하루종일 서있어 피곤하다가도 녀석들 미사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한명씩 안아주고 손 흔들고 나면... 그래도 내 안에서 물이 다시 차오르는 걸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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