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06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깊이에의 강요

장미의 이름은 장미 본문

雜食性 人間

장미의 이름은 장미

하나 뿐인 마음 2022. 6. 9. 20:48


은희경 연작소설. 문학동네.

낯선 곳을 여행하는 사람은 자신을, 타인을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일까. 낯설고 새로운 곳에 도착한 사람은 자신의, 타인의 낯설고 새로운 모습에 도달할 수 있을까. 은희경 작가는 드러내지 않고 그저 슬쩍 보여준다. 하지만 슬쩍 드러난 인간의 실상이 실은 너무 아름답고 눈부셔서 도저히 지나칠 수가 없다.

이번 소설은, 시원하다 못해 서늘하기까지 한 우물, 너무 맑아서 좁은 천장을 통해서도 하늘 전체를 담을 수 있는 깊고 깊은 우물 같았다. 나는 자꾸만 목이 마르고 들떠 올라 우물 아래로 얼굴을 가져다 대고 한참을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봤다.

정세랑 작가의 책이 ‘역시나 정세랑’이라면 은희경 작가의 책은 내게 있어 ‘이래서 은희경’이다.


p.45
"무언가가 있다고 강조하는 건 원하는 다른 것이 없다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서이기 십상이다."

p.58 ~ p.59
"한편으로는 민영이 그 옷을 사지 않겠다고 강력히 말해주기를 바라는 마음 또한 있지 않았을까. 사라고 우기는 자신의 모습을 각인시키는 데까지만 성공해도 그 옷은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해내는 셈이었다. 서로가 알면서도 연기를 하고 그 연기에 진심으로 마음이 움직이는 것. 그런 기만이 필요할 만큼 둘 다 약해져 있었다.
(‘우리는 왜 얼마 동안 어디에’ 중에서)"

p.75
"“그럴 때면 말야. 왜 얼마 동안 어디에를 생각해봐. 거기에 대답만 잘하면 문을 통과할 수 있어.”
(‘우리는 왜 얼마 동안 어디에’ 중에서)"

'雜食性 人間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0) 2022.07.05
끝낼 수 없는 대화  (4) 2022.07.05
덧니가 보고 싶어  (0) 2022.06.09
전쟁일기  (0) 2022.06.09
샤워를 아주 아주 오래 하자  (0) 2022.06.09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