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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아무도 하지 못한 말 본문

최영미 산문집. 해냄.
최영미 시인=선운사
선운사라는 시 때문에, 수련소 시절 소풍 장소를 바득바득 우겨 선운사에 갔던 적도 있다. 동백 철이 아니라 동백은 못봤지만 ‘잊는 건 한참’이라는 구절을 반복하며 선운사 주위를 혼자 걷고 또 걸었었다.
뾰족하게 공들여 깎은 연필로 글을 쓰는 시인 같았다. 읽는 나도 그 연필로 글을 쓰는 기분이었다. 연필심이 닳으면 다시 깎으면 될 일인데, 그땐 뾰족함이 닳을까 조심스러웠다.
몇 년 전 <시를 읽는 오후>를 읽었고 올해 초에 <돼지들에게>를 읽었다. 그러면서 조금씩 연필심이 닳고 있었나 보다. 이번 책은 기분 좋은 굵기로 닳은 연필 같았다. 샤프심이 줄 수 없는 부드러운 촉감, 가벼우면서도 가늘지 않다. 그래서 다 읽어버리기 전에, 방바닥에라도 앉아 마저 읽을까 싶었다.
언젠가부터 바닥에 앉는 것이 어려워졌었다. 양반다리 기도자세를 선호했지만(오른 다리를 아래로 포개는 게 버릇이라 오른발 복숭아뼈에 박힌 굳은살을 훈장처럼 여긴 적도 있었구나.) 십 년 전 열흘 피정 후 무릎에 물이 차서 한 달 고생하면서 그 자세도 포기했다. 근데 오늘은 엎드려 방바닥을 닦고 스타킹도 벗고 바닥에 앉아 다리 뻗어 이 책을 읽었다. 1/3 정도 남았지만 지금이라도 이렇게 퍼질러 앉아서 읽어야 제맛!일 것 같았다고나 할까. 아, 근데 다 읽은 후 일어나는데 1분은 족히 걸렸다. 지금은 엎드려 리뷰를 쓰고 있다.
위로받고 싶을 때만
누군가를 찾아가,
위로하는 척했다
- 예정에 없던 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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