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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바울라 수녀님의 장례미사를 다녀왔다 본문
2012.7.13.
바울라 수녀님의 장례미사를 다녀왔다.
수녀님은 천식이 있으셔서 병약하신 편이셨지만
이북 출신의 할머니 수녀님이시라 병약은 당연하신 거라 생각한 적도 있었다.
수녀님은 딱 일주일동안 입원을 하셨고,
밤당번 수녀님이 필요할 만큼 많이 편찮으시지도 않은 상태로 계시다가
아버지께 가셨다.
그것도 사부 베네딕도 대축일날 돌아가셨고,
인간적으로도 은경축, 금경축을 다 하신터라
우리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할머니 참 복되다'했다.
장례미사 분위기마저도 슬픔보다는 편안하게, 웃으며 보내드리는 분위기.
돌아오는 차 안에서 마침 파티마에 살고 있는 수녀님이랑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를 들었다.
어제 수녀님을 기리는 추모휴게를 하던 파티마 수녀님들은
바울라 수녀님께서 3년 동안이나 남모르게 머리에 암을 지니고 계셨고,
커튼을 혼자 다시다가 척추에 금이 간 상태로 몇년을 고생하셨다는...
평생 몸에 가시를 지니며 남모르는 고통을 감내하셨던 바오로 성인처럼
바울라 수녀님 역시 그러셨던 것이다.
오래지 않은 일주일간의 투병, 은경축과 금경축을 모두 하신 점,
무엇보다 사부님 축일에 하늘나라로 가신 점 등은 모두
우리들의 부러움을 한껏 살만한 일이긴 하지만
우리들은 수녀님의 평생의 고통을... 잊고 혹은 모르고 있었다.
얼마나 모르며 살고 있나 싶고,
쓴건 뱉고 단건 삼키는 이 지병은 언제쯤이면 고치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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