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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나는 얼마큼 작으냐 본문
2011.7.27.
내 트윗은 온통 물난리 소식인데 대구는 이렇게 말짱하다 못해 쨍쨍하다.
아침에 샤워실 대청소를 했더니 땀에 물에 흠뻑 젖어버린 나.
총기난사, 테러, 산사태, 물난리, 권력자의 무지막지한 횡포...
세상은 온통 어수선하고 피와 눈물로 얼룩졌는데 나만 편하고 멀쩡한 거 같아
아침부터 괜히 마음이 조금 무거워진다.
어제 고지전 보면서 내내 "사람들이 우예 이리 못났노" 싶었다.
누군가 한 명만 먼저 함께 살자고 덤볐어도 되었을 일을...
비겁하고 비참한 인간이라던 라너 스승님 말씀이 백번 천번 옳다.
세상은 살고 죽는 일을 논하는데
이 대구 햇빛 쨍쨍한 곳에 앉아
우린 너무도 작은 일에 속절없이 목숨을 걸며 지옥과 천국을 오간다.
모래야 나는 얼마큼 작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작으냐 정말 얼마큼 작으냐
김수영 시가 아침부터 내 가슴을 누른다.
다행인가.
내 마음엔 그나마 비가 내린다.
내리는 정도가 아니라 퍼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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