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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마르 4,26-34 본문
"하늘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수 있게 된다."
싹이 트고 줄기가 나오고 꽃이 피고 열매 맺으면 많은 것들을 먹여야 한다는 생각을 저도 모르게 하곤 했나 봅니다. 뭔가를 주어야 한다, 먹여야 한다, 주어야 한다, 먹여야 한다....
지난 시간은 제 나름 열심히 달려서 채웠습니다. 그리 큰 후회는 없습니다만, 지난 2년 반 동안 당신은 제게 오셔서 얼마나 쉬실 수 있었나 문득 생각이 나, 묵상 중에 불어오던 시원한 바람에도 괜히 목이 메였습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 이제 제게 오셔서 쉬십시오. 제 안에, 비좁고 조촐한 제 마음 안에 오셔서 깃들이십시오. 본디 당신 것이고, 당신의 보금자리이오니 당신 자리를 차지하고 편히 누우십시오.
당신과 함께 머무는 것, 그 순간과 그 자리가 제겐 '하느님의 나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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