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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5일 피정 본문
2010.12.27.
성탄을 준비하며...
수도자로 살고자 마음 먹은 수녀가 '본당 수녀'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그리고 얼마나 눈물나게 슬픈 일이기도 한지 뼈저리게 알아들은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헤매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서 얼마나 입술 앙다문채 견디고 참아야 하는지를,
나를 위해 비우고 이웃을 위해 채우는 일을 수도 없이 반복한 후에도
마지막 순간만큼은 성체 앞에서 비움과 채움을 넘나들던 일마저 내려놓고 그저 바라보기만 해야함을 절실히 깨달으며
올해가 마무리되고 예수님은 내게 오신다.
내일부터 5일간 피정을 떠난다. 무궁화호 타고 생전 처음가보는 역에 내려서 시골냄새 폴폴 풍기는 마을버스를 타고
1905년부터 있었다는 오~오~래된 역에 도착하여 또 좀 걷거나 택시를 타고 피정의 집에 도착할 것이다.
완전 길치 중의 으뜸길치인 내가 제대로 찾아갈 수 있을까 심하게 걱정되지만^^
그래도 무작정 이렇게 아침 댓바람 맞아가며 찾아가볼 것이다...
말씀안에 나를 푹~ 담궈서 흥건히 적신 후에야 나를 건져낼거야!
그리고 완전 촉촉해진 후에야...나의 아프리카 삼덕으로 돌아올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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