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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나를 너희 편에 서게 하라 본문
강영란 지음. 모요사.
책을 이것저것 잘 보는 편이라 생각했지만, 언젠가부터 나 스스로 책을 가려서 읽고 싶어한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다. 예전처럼 책을 많이 읽지도 못하니 남은 시간들은 도움?이 되는 책을 봐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너무 이것저것 듣고 보는 것이 내게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 책 저 책 들여다 보기엔 내가 좀 지쳐있기도 하고. 문제는 책 앞에 서서 곧잘 내 삶을 생각하게 된다는 것. 책을 고르듯 사람도 고르고 있는 건 아닌지. 나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더 참아줄 수 있거나 응당 그래야할 사람마저도 내가 겨우겨우 버티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반성.
하나하나 공감이 되는 글이었지만, 이게 다 무슨 소용이야 싶은 마음 역시 지친 걸까. 대선 결과 하나로 정의가 꽃피는 주의 성대가 오리라 그리 쉽게 생각한 건 아니었지만, 이래도 되는가 싶을 정도로 엉망이 아닌가 하는 마음이 너무 크다. 그래, 1년이 넘도록 나는 상심해 있다. 그래서 더 이상 이런 책은 못읽겠다. 무모해보여도 더 희망하련다. 부질없다 여겨져도 더 희망하련다. 나라에도 책에도 내 수도삶에도 희망하고 또 희망하련다.
겁이 날 때 사람들의 행동은 여러 가지다. 개처럼 두려움을 공격적으로 표현하는 사람, 꼬리를 내리고 슬며시 도망가는 사람, 마음속의 불안과 두려움을 차곡차곡 쌓아뒀다가 정신적인 결함이나 틱장애로 나타나는 사람, 두렵지 않다는 걸 강변하기 위해 자신의 논리를 개발하고 겁날 게 없다는 듯 행동하는 사람, 속 보이는 거짓말로 그때그때 상황을 모면하려는 사람, 모든 책임을 타인에게 전가하고 이불 속에 숨어 있는 사람, 좀 더 강한 사람의 뒤에 숨어 존재감 없이 사는 사람, 겁 많은 자신을 부정하고 강한 자의 논리와 함께하는 사람, 자기와 같은 부류하고만 어울리는 사람.
근본적으로 인간은 모두 자신의 존재, 불확실한 미래, 닥쳐오는 노후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것부터 지금 당장 수행해야 할 업무라든지 줄어가는 통장의 잔고 등 눈앞에 보이는 것까지 어떤 것에든 두려움 하나씩은 갖고 있다.
마음에 남아 있는 인용 구절 몇 개도 남겨둬야지, 희망을 위해.
"악한 일은 대부분 사악함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하는 일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지 못한 데서 온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스스로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커다란 악을 저지를 수 있다." (한나 아렌트)
"악은 절대로 평범하지 않다. 악행을 하는 사람이 평범할 뿐이다…… 악은 결코 평범하지 않지만 인간은 평범한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인간은 어떤 조건으로든 악과 흥정해서는 안 된다. 그 조건은 언제나 악의 조건이지 인간의 조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피터 그러커)
"제3자에게 절대적인 우위에 서서 그 생사여탈권을 쥐고 지배하는 행위가 인간의 어두운 면을 의외로 강하게 움직여, 다른 행위에서는 얻기 힘든 절대적인 만족감을 가져다준다는 사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에겐 누구나 그런 부분이 있다. 일단 인간의 길에서 벗어나 이 전지전능함을 맛보면 그칠 수가 없다." (낙원, 미야베 미유키)
"궁극적인 권력은 사람을 죽이는 것, 다른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다는 건 인간으로서 더할 나위 없는 권력 행사야. 금기를 범하며 휘두르는 권력에는 대항할 방도가 없는 거야. 굶주림이 자기 혼을 먹어치우지 못하도록 먹이를 줘야 해. 그래서 다른 사람을 먹이로 삼는 거야. 최고의 권력을 추구하며 도저히 참지 못하고 그 권력을 행사해버린 인간." (이름 없는 독, 미야베 미유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