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07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깊이에의 강요

스물 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본문

雜食性 人間

스물 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하나 뿐인 마음 2013. 6. 4. 16:57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저자
하야마 아마리 지음
출판사
예담 | 2012-07-20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인생에서의 마법은 끝이 있다는 것을 의식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가격비교


"나는 스물아홉이다.

나는 뚱뚱하고 못생겼다.

나는 혼자다.

나는 취미도, 특기도 없다.

나는 매일 벌벌 떨면서 간신히 입에 풀칠할 만큼만 벌고 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걸까?

내가 이렇게도 형편 없는 인간이었나?"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겐 던져본 사람은 자신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다시 태어나지 않는 이상, 자신의 삶의 궤도를 도저히 바꿀 수 없음을 깨달아간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죽고 싶은 인생. 더이상 미련이 없는 인생.


"세상에는 '공부만' 잘했던 사람이 꽤 많다. 자기가 뭘 잘하는지도 모른채 고속열차처럼 학창시절을 내달리다가 어느 날 '툭'하고 세상에 내던져진 그런 사람들 말이다." "나란 인간, 과연 살 가치가 있는 걸까? 순식간에 나라는 존재가 너무도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아무에게도 도움 되지 않고 누구한테도 필요하지 않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존재"가 되어버린 그녀는 뒤늦게나마 자신이 스스로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하고 싶은 게 없는 죄'를 지은 죄인임을 시인해보지만 세상은 싸늘한 세상의 진리를 알려줄 뿐이다. "세상은 널 돌봐줄 의무가 없다. 그리고 너에겐 어떤 일이든 생길 수 있다."


일본만의 문제랴.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건들처럼 이 땅의 수많은 청년들이 그렇게 생산되어진다. 최고가 되기 위해, 혹은 최고의 흉내를 내기 위해 일정 성능을 갖추고 생산된 상품들. 다른 이름으로는 절대 불리지 못하는 이 상품은 단기간 인기를 구가하다가 업그레이드 실패하면 향상된 성능의 상품 생산과 동시에 무서운 속도로 폐기처분된다. 


폐기처분될 순간을 향해 시공간이 조금씩 좁혀져가는 자동 레일 위에 선, 아니 세워진 심정. 그녀는 죽기로 결심했다. 

"'괜찮아. 눈 질끈 감고 단번에 싹 그으면 돼. 아프지 않아. 그냥 피만 나올 뿐이야. 그럼 천천히 잠자듯이 세상을 떠나는 거야.'

'아깝고 억울하지 않니? 한 번도 폼 나게 살아보지 못했잖아. 잘 생각해 봐. 혹시 알아? 뜻하지 않은 기적이 생길지?'

'못 하겠어. 못 하겠어.'

무서웠다. 죽는 게 무서웠다. 죽는 것보다 사는 게 더 무섭다고, 더는 못 견디겠다며 도망치고 싶어 하면서도 나에겐 죽을 용기조차 없었다.

'살아갈 용기도, 죽을 용기도 없다. 나란 인간...... 끝끝내 이도 저도 아니구나."


살아갈 방법을 몰라 죽으려 작정했지만 죽을 줄도 모르는 비참함. 스물 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1년, 내게 주어진 날들은 앞으로 1년이야.' 지금 나에게는 '죽지 못한 탓에 맞이하게 된 시간'밖에 없다. 나는 지금부터의 시간을 '남아 있는 목숨'이라 부를 것이다. 그날부터 내 인생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라스베가스에서의 마지막 하루를 위한 경비를 마련하고자 그녀가 택한 직업은 긴자의 클럽 사와의 호스티스. "가진 게 없다고 할 수 있는 것까지 없는 건 아니지."라는 마담의 말에 스스로를 나머지, 여분이란 뜻의 아마리라고 이름 짓고 용감한 도전자가 되어간다. 잘나가는 호스티스의 자질을 갖추지 못했기에 엉뚱하게도 경청하는 호스티스가 되기로 작정, 서서히 매력적인 호스티스가 되고 급기야 누드모델에도 도전을 하게 되는데 그녀는 차츰 예전엔 몰랐던 자신을 다시 보게 된다. "내가 알고 있는 나는 하나뿐이지만, 남들이 보는 나는 천차만별이었다. 사실 그림 속의 나는 '나'이면서도 또한 내가 아니었다. 내가 느끼는 나와 남이 느끼는 내가 같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늘 내가 알고 있는 느낌과 나의 기준대로 이해받길 원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왜 아무도 날 이해해 주지 않을까?'하고 의기소침해질 때가 많았다. 하지만 그들의 작품을 보면서 생각과 느낌은 십인십색, 사람의 숫자만큼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니 나와 똑같은 느낌을 요구하거나 이해해 달라는 것은 무리이고 어리광이며, 오만일지도 모른다."


"라스베이거스 행을 정하고부터 지금까지 1분 1초도 헛되이 보낸 적은 없었고, 뒤를 돌아볼 여유도, 고민할 시간도 없었다." 하지만 계획을 세우고 어느것 하나 허투루 여기지 않으며 최선을 다해 그녀가 변해가는 과정, 삶을 살아가는 과정을 말하고 싶진 않다. 다만 그녀가 처음으로 맛본 인생에 대한 희열. 그녀를 포기하지 않게 만든 그 무엇은 기억하고 싶다. 그녀를 살게 만든 그 무엇... 나를 살게 하는 그 무엇, 사랑의 대상이 무엇인지 ...


"평생의 꿈을 가로막는 건 시련이 아니라 안정인 것 같아. 현재의 안정적인 생활을 추구하다 보면 결국 그저 그런 삶으로 끝나겠지."




'雜食性 人間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태일 평전  (2) 2013.06.18
노랑무늬 영원  (0) 2013.06.09
술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0) 2013.06.01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0) 2013.05.18
위풍당당  (0) 2013.05.06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