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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문 본문
"처음엔, 내가 세상을 떠나 다른 세상에 들어서는 문을 열었다고 생각했다.
살다보니, 내가 열었던 문은 내 좁은 세상에서 더 큰 세상으로 나가는 문이었다.
나는 세상을 떠난 게 아니라, 비로소 세상으로 나온 거였다. #입회하던날"
2000년 9월, 입회를 전후해서 수련기 초반에는
내가 열고 들어선 문이 세상을 나와 '또다른' 세상으로 들어가는 문인 줄 알았다.
그래서 한동안 '다른 세계'에 들어선 사람처럼 살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내가 열었던 문은 '들어가는' 문이 아니라,
좁디좁았던 나만의 세계에서 더 큰 세상으로 '나오는' 문이라는 걸 알아채기 시작했다.
나는 세상을 등지고 다른 세상으로 들어간 게 아니라,
내 좁은 세상에서 더 큰 세상으로 나오는 문을 통과한 것이다.
나의 세상은 이 세상 안에 포함된 것이고
이 찬란하게 아름답고 눈물나게 슬프고 아프도록 고된 세상은 하느님의 세상 안에 포함된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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