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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엠마오를 떠났다 본문
올해 부활 엠마오에선 예수님께서 어떤 모습으로 내 삶이 다가오실까 생각하며 버스에 올랐다. 즐비하게 늘어선 벚꽃나무들을 지나가는데 꽃잎 하나 떨어지는 것도 아까우리만치 아름답고 사랑스러웠다. 아무리 많다해도 미처 한번에 다 훓어볼 수 없었다해도 꽃잎 하나하나 이렇게 각별하게 다가오는데 인간 향한 예수님 마음이 어떠하실까 싶어 눈앞에 끝도 없이 펼쳐지는 환한 꽃세상을 마주하고 잠시 뭉클... 그러다 문득 이것도 집착일까 싶었다. 해마다 피우고 떨구고를 거듭하며 한평생 무던한 삶을 살아온 벚꽃나무는 자신에게서 점점 멀어지며 떨어져 내리는 꽃잎에도 무참히 짓밟히는 꽃잎에도 집착을 품는 순간이 있을까. 떠나보내고 싶었던만큼 붙들고 싶었던 건 드러내고 싶지 않다해도 어쩔 수 없는 솔직한 나, 나의 심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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