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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여행 본문
창밖으로 보이는 거리엔 온통 눈이다. 어젯 밤에 눈이 쌓이지 않는 거리는 없었나보다. 눈이 이렇게 공평한 적이 있었던가 싶고, 멀리 보이는 눈덮인 산이 저렇게 기품이 있었던가 싶다. 직지사역을 그저 이렇게 스치기만 한다는데에 갑자기 슬퍼졌지만, 단조로운 여행길에 간혹 슬플 수도 있음이 그저 고마울 뿐이다.
추풍령을 지나치니 햇빛도 사라졌다. 당분간은 흐린 풍경일거라 생각하니 공평한 눈보다 불공평한 햇빛이 나를 안심시켰다.
역시 나는 눈보다 비를...사랑한다.
2010.12.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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