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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인류 이야기 본문
이상희 글. 이해정 그림. 우리학교.
진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 가장 좋았다. 높아지고 완벽해지려는 인간의 발버둥. 하지만 파리는 파리대로 열심히, 인간은 인간대로 열심히. 그게 바로 진화라는 것.
신 앞에서 선 우리도 성덕의 높은 경지에 이르렀다고 칭해지는 모습이 아니라 ‘그저 나’여야 할 터.
참 재밌고도 유익한 이야기. 아이들이 읽어도 너무 좋을 책이지만, 어른에게도 너무 좋은 책이라 읽으면서도 동기 수녀한테 볼 때마다 침 튀겨가며 이야기하고 결국 다 읽고는 어서 읽으라고 강권했다.
p.50 ~ p.51 "인류 기원의 열쇠는 두 발 걷기에 있었어요. 인간은 구부정하게 걷다가 점점 똑바로 걸었어요. 이제 큰 두뇌가 아니라 두 발 걷기가 인류의 조상인지 아닌지를 결정짓는 기준이 된 거예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 최초의 특징은 머리가 아니라 그 반대 방향인 발끝에서 먼저 나타났답니다."
p.72 "인간은 결국 두 발 걷기 덕분에 도구와 언어라는 엄청난 선물을 받게 된 거예요. 도구와 언어는 문명을 꽃피우는 출발점이랍니다."
p.74 "새로운 생명이 탄생할 때 아기를 무사히 받아 탯줄을 자르고 엄마에게 건네주는 누군가의 손길이 없었다면 인류는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없었을 거예요.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해요. 두 발 걷기가 우리에게 준 진짜 선물은 다른 사람에게 내밀어 도움을 줄 수 있는 자유로운 두 손일 거예요."
p.76 "인간은 처음부터 멋지고 잘나서 대단한 게 아니예요. 보잘것없고 나약한 존재인데도 불구하고 살아남아서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대단해요. 지구에 등장한 최초의 인간이 그다지 특별한 생명체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마음속에 잘 새겨 두어야 한답니다. 그 겸손한 마음은 지금 우리 모습을 감사히 여기게 하고, 지구에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을 존중하도록 만들어 주기 때문이에요."
p.76 "인류는 아주 어려운 세월을 살아 남아 여기까지 왔어요. 우리는 인간이 특별하고 멋지고 다른 동물들과 동떨어진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아요. 우리는 침팬지, 고릴라와 가까운 친척이고, 사바나에서 맹수에게 잡아먹히던 연약하고 겁 많은 동물이었어요. 우리는 아프리카 초원의 별로 특별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동물이었던 거예요."
p.94 "진화는 뛰어나고 멋진 존재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그걸 이루는 과정이 아니예요. 그저 오랜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때그때 치열한 적응을 거친 순간이 쌓여 지금의 모습이 된 거예요. 게다가 그 과정이 그렇게 즐겁고 흥미진진한 것도 아니에요.
이런 말은 인간이 특별한 존재이길 바라는 사람에겐 약간 실망스러운 이야기일지도 몰라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욕심껏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세우지만 잘 되지 않을 때가 훨씬 더 많죠. 노력했지만 결과가 나쁘거나, 지루한 시간을 보내야 하는 일도 많아요. 더구나 여러분은 어리다는 이유로 내 맘과 상관없이 방해받고 휘둘리는 일도 많았을 거예요.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인류가 걸어온 길을 들여다보며 위안과 힘을 얻어요. ‘아름답고 멋진 모습은 계획한다고 다 얻어지는 게 아니구나. 실망하지 말자!’하고요. 우리도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다 보면, 언젠가 문득 아름답고 멋진 모습의 내가 되어 있지 않을까요?"
p.109 "과학은 객관적인 자료에 근거해요. 하지만 어떤 가설을 세우느냐에 따라 이를 증명하는 방법도 달라지고 결과도 달라져요. 똑같은 사실이라도 이론에 따라 다르게 설명하기도 하고, 새롭게 발견된 사실 하나가 그동안 맞다고 생각했던 이론을 한순간에 무너뜨리기도 해요. 과학을 한다는 뜻은 내가 맞다고 생각했던 이론이 언제든지 틀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
p.118 "하등동물은 고등동물이 되기 위해 진화하지 않아요. 하등이니 고등이니 하는 말도 인간이 붙인 딱지일 뿐이에요. 하등동물이라고 불리는 기생충도 아주 오랫동안 열심히 진화를 해서 지금의 모습을 하고 있는 거예요. 상어도 아주 원시적인 생물이라고 이야기하지만 마름대로 굉장히 오랜 시간 버젓이 진화해 왔죠."
p.118 "진화란 더 멋지고 더 복잡해지고 더 고급스러워지는 게 아니에요. 그냥 끊임없이 변화하고 적응하는 과정일 뿐이랍니다. 파리보다 우리 인간이 더 진화한 존재가 아니라 파리는 파리대로 인간은 인간대로 열심히 진화해서 지금 모습으로 살고 있는 거예요."
p.120 "저는 조금 더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요. 인류는 나뭇가지 갈라지듯이 그렇게 깔끔하게 갈라지지 않았거든요. 그보다는 모였다 헤어졌다, 또 모였다 헤어졌다를 반복하는 강물과 같아요. 나뉘어 흐르다 다시 만나다 그러면서 오랜 시간 동안 흘러 왔어요. 그렇게 수백만 년을 지나 지금에 이르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