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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하느님의 백한 번째 이름 본문
엘리사벳 A. 존슨 지음. 함세웅 옮김. 바오로딸.
하느님 신비에 관한 여성신학적 논의를 다룬 책.
내가 태어나 자라고 배운 가톨릭 토대 위에선 쉽게 발견하지 못하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신비에 관한 책이기도 하다. 수녀가 되기 전에는 몰라서도 묻지 못했고 다들 그렇게 보고 배웠으니 그런가보다 했던 많은 것들이 여자 수도자로서 살아가면서 큰 질문으로 다가왔다. 살면서 부딪히는 교의(라 생각했던) 앞에서 수도 없이 불편한 물음을 속으로 삭이기도 했고, 속으로만 반대하기도 했고, 내가 수도자로 살면서 과연 이 산을 넘을 수 있을까 혹은 넘어도 될까 했었다.
얼마 전 요한 강의를 공부하다가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 물으시던 예수 앞에서 이젠 답을 해야하겠구나 했었다. 부조리해 보이는 건 교의가 아니라 교의에 대한 잘못된 해석이었고, 나약한 어리석은 인간들이 눈을 감은 결과였다.
열흘 피정 동안 다 내려놓은 채 만물의 창조주께 기도하면 할수록, 그분 신비 앞에 다가서면 다가설수록 난 안심했고 행복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여전히 절망하고 있다.
다시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는 질문 앞에 선다. 흔들리는 것이 아니고 의심하는 것도 아니고 불명확성 앞에서 길을 잃었던 나. 인간은 잘못 이해하고 이기적으로 해석하고 부분적으로 가르치지만, 나는 내 신앙의 진수를 향해 계속 걸어갈 것이다.
하느님은 곡선 위에서도 직선을 그으시는 분이니까.
밑줄 그은 부분들은 너무 많아서 한글로 따로 정리해서 파일로 올린다. 절판된 책이라 중고로라도 구할 수 없다는 걸 안타깝게 여기던 차 얼마 전 오래된 오프 서점인 계산 서점에 갔다가(예전엔 정말 좋은 책을 많이 팔았는데 이젠 여기도 책이 별로 없더라...) 이 책이 세 권이나 있는 걸 발견하고는 얼른 한 권을 샀고, 볼리비아에서 휴가차 들어온 신부님이 볼만한 책 없냐며 계산 서점 앞에서 전화했길래 한 권 사라고 말해줬다. 남은 한 권은, 혹 다음에 내가 갔을 때 남아 있다면 인연이라 생각하고 내가 가져와 '그분'께 드려야 겠다. 밑줄 그으며 다시 읽어볼 마음으로 샀다. 하느님이 내게 더 분명하고 더 바르고 더 그분다운 모습으로 오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