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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영원한 정답 본문

vita contemplativa

영원한 정답

하나 뿐인 마음 2015. 5. 21. 01:47

지진으로 무너진 옛 성전 건물을 그대로 둔 Mission Capistrano를 다녀올 때마다 생각에 잠기게 된다. 무너지면 새로 짓고 문제가 생기면 얼른 고치고 해결하는 것이 늘 정답이요, 최선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지만 '영원한 정답'이란 있을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성경에 "백성을 위하여 한 사람이 죽는 것이 낫다"는 카야파의 충고가 나온다고 해서 모든 일에 이 논리를 적용할 수 없을 것이다. 카야파의 말대로 세상엔 구원이 왔지만, 예수는 사형선고를 받고 무고하게 죽어야 했으니까.

 

 

상황에 따라 다수를 위해 소수의 희생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하나를 위해 다른 모든이가 불편을 감수하고 마음을 모아야할 때가 얼마나 많은가. 모두를 위해서 한 사람이 짊어져야하는 희생이 폭력과 다를 바 없는 일도 얼마나 많은가. 전체를 위해 타인의 아픔일지라도 드러내야한다고 말하는 이들을 볼 때마다, 우리 모두를 위해 그 날카로운 마음 좀 가다듬으시라 말하고 싶어진다.

 

내가 오른손잡이라고 해서 오른손으로만 연필을 잡아야 하는 건 아니다.  

또한 왼쪽과 오른쪽, 같은 순간에 양방향으로 넘어질 수는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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