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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당신의 뒷모습 본문

빈방

당신의 뒷모습

하나 뿐인 마음 2014. 5. 7. 13:40


'십자가를 바라보라. 그러면 너를 괴롭히는 모든 문제의 해결책을 찾게 될 것이다.' (반 투안 추기경)


하지만 저는 오랫동안 당신의 등 뒤에 있었습니다. 한 발짝도 당신께 제대로 다가서지 못했습니다. 당신의 그 고통스러운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 피눈물에 나의 피눈물을 겹쳐가며 주위에 널부러져 자고 있는 동료들에게 진저리 쳐가며 내 고통에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었습니다. 

당신이 제게 등을 보이신다고만 생각했지, 나보다 한 발짝 더 앞서 계시다는 생각은 하지 못할 정도로 어리고 어리석었습니다. 내가 보지 못하는 당신의 얼굴은 그저 세상 모든 고통을 짊어진 채 비통으로 일그러진 얼굴이리라 생각했었지만, 30일 피정 동안 잠시 엿본 당신 얼굴엔 비통과 참담함만이 있었던 건 아니었지요. 그걸 알고 싶습니다. 다시 보고 싶습니다. 


당신은 제게 등을 보이신 게 아니라, 나보다 한 발 더 앞서 계셨던 것임을 이제 조금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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