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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지지 않는다는 말 본문
김연수 산문집. 마음의 숲.
내가 왜 김연수 작가를 좋아하는지 나는 분명하게 설명하지 못한다. 하지만 나는 분명 좋아하는 작가 몇 명을 가지고 있고, 어쨌건 무조건에 가깝게 그들의 글을 선호, 편애한다. 내가 편애하는 작가 중 하나가 김연수이다. 언젠가 누군가가 내게 왜 김연수를 좋아하냐고 물어온다면 그 순간을 위해 준비한 대답이 있긴 하다. '이름이 마음에 들어요.' 하지만 이 책에서 그를 좋아하는 이유를 찾아봐 달라고 말한다면 나는 다음 문장을 소리내어 들려줄 것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일관성 없는 사람!
이 책은 '달리기'라는 행위를 곱씹으면서 작가의 삶을 풀어놓는 책이다. 자신이 살아온 인생, 그리고 살고 싶은 인생을 달리기에 빗대에 말한다. 사람의 인생이 담기지 않은 대상이 있을까.
가장 건강한 마음이란 쉽게 상처받는 마음이다. 세상의 기쁨과 고통에 민감할 때, 우리는 가장 건강하다. 때로 즐거운 마음으로 조간신물을 펼쳤다가도 우리는 슬픔을 느낀다. 물론 마음이 약해졌을 때다. 하지만 그 약한 마음을 통해 우리는 서로 하나가 된다. 마찬가지로 가장 건강한 몸은 금방 지치는 몸이다. 자신은 지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약한 것들은 서로의 처지를 너무나 잘 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여리고, 쉽게 상처받고, 금방 지치는 사람이다. 다행히도 원래 우리는 모두 그렇게 태어났다.
나는 이 작가가 강하지 않은 사람이라서 좋다. 자신을 약한 사람이라 말할 줄 알아서 좋다. 작을 것을 큰 것에 비교하여 말하지 않아서 좋다. 성실하되 가열차지 않아서 마음이 편하다고나 할까.
나는 기를 쓰고 열심히 살아내려 하지 않는다는 건 삶에 대한 의지 문제가 아니라, 집착 유무의 문제라고 생각해왔다. 나의 삶이든 타인의 삶이든, 가치를 알고 존중하되 '나'의 한계로 한정짓지 않고 싶다. 그래서 솔직하고 싶고 언제나 가볍고 싶다. 물론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긴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가 그토록 칭찬해 마지 않은 '달리기'에 매료되진 못했다. 하지만 그의 충고대로 온 몸으로 내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솔직하게 온몸을 경험하고자 마음 먹었다. 다시 한 번 , 아니 매순간 온몸으로 수없이 부딪히고 실패하고 좌절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자 마음 먹었다.
참, 김천에 살던 작가는 책을 구입하러 대구로 심심찮게 올라왔고 하루종일 제일서적에 머물기도 했었단다. 나 역시 중학생 때부터 수도 없이 제일서적을 드나들었으니 어쩌면 우린 시집 코너 어딘가에서 옷깃을 스쳤을 수도 있겠다 싶더라마는. 기분 좋은 추억의 어딘가가 겹친다는 것만으로도 흐뭇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