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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예수님을 뵙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말씀에 “사람의 아들이 영광스럽게 될 때가 왔다.”고 하시며(이제 요한복음에 나오는 ‘영광’은 십자가까지 포함한다는 것을 알고 계시지요?) 이야기를 시작하십니다. 예수님은 그동안 몇 번이나 당신의 때를 언급하셨고 마침내 그 때가 왔음을 “사람의 아들이 영광스럽게 될 때가 왔다.”(12,23)는 말씀으로 알려주셨습니다. 그런데, 그전까지는 늘 미래형을 사용하셨는데 여기서는 완료형을 사용하셨습니다. 앞으로 올 사건이 아니라 그 시간이 이미 온 것처럼 말씀하신 것은 십자가에 들어 올려지는 사건이 분명히 이뤄질 것임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십자가 사건을 더 분명하게 알려주시기 위해 들려주신 이야기는 바로 이것입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요한 3,14-15) 사람의 아들이 ‘들어 올려져야 한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요? 네, 다들 아시다시피 곧 일어날 십자가 사건을 가리킵니다. 요한복음 저자는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들어 올려짐’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때 사용된 ὑψωθῶ(휩소토)라는 단어는 ‘고양되어지다’ 또는 ‘영광을 입다’는 의미입니다. 즉 십자가를 수치와 비참으로 보지 않고 영광의 자리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십자가 안에서 영광을 발견하실 수 있나요? 고통 안에서 구원을 발견하실 수 있나요? 손가락을 다친 적이 있습니다. 다음날 있을 잔치 준비로 모두 바쁘고 피곤한 ..
프랑수아 모리아크. 정수민 옮김. 가톨릭출판사. 신앙 고백이자 사랑 고백이었다. 이토록 찾고, 이토록 그리워하고, 이토록 찾는 마음. 하나하나 더듬어보며 더 가까이 다가가는, 그래서 삶에 아로새기는 사랑. 제목처럼, 이 책은 정말 프랑수아 모리아크의 였다. p.106 "유다는 스승의 말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했다." p.117 "아버지의 뜻을 행하지 않는 이는 자신이 이를 행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알고 있다. 그러나 아버지의 뜻을 행하고 있다고 믿는 이들도 자신이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그 뜻을 어긴다. 완벽하게 길을 가는 매우 '진보적인 사람이나 혹은 그렇다고 믿는 이들의 오만함은 세상 사람들의 허영심을 훨씬 능가한다." p.119 ~ p.120 ""이 말을 들으시고 예수님께서는 감탄하셨다."(루카 7..
나해 사순 제3주일에 듣게 되는 복음말씀은 "성전 정화"에 관한 말씀입니다. 무엇 때문에 이 사건이 일어났나요?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 결과는 어떻게 되었나요?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지난주 복음에서 우린, 남을 변화시킬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변화해야 함을 몸소 보여주시는 예수님을 묵상했습니다. 예수님의 변모는 우리들의 변모를 이끌기 위함이었지요. 2000년 전엔 이 성전을 허물라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이 시대에, 이 복음을 듣는 우리에게는 무어라 말씀하실까요? 같은 말씀일 겁니다, 다만... 그 성전은 이제 우리입니다. “여러분이 바로 하느님의 성전입니다.”(1코린 3,17) 예수님은 단호히 말씀하십니다. "내가 사흘 안에 다시..
미국 본당에서 일할 때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한국에서 입양된 한 소년이 사춘기가 되어 방황을 심하게 하자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었던 아버지가 아들을 데리고 한국으로 갔습니다. 추운 겨울, 아들을 데리고 산을 넘고 넘어 도착한 곳은 산과 산 사이의 벌판 같은 곳이었는데 일부러 찾으려해도 어려울듯한 그 곳에 도착한 아버지는 아들에게 이야기를 하나 들려주었습니다. 전쟁 당시 대오와 떨어져 혼자 죽을힘을 다해 산속을 헤매던 군인에게 눈 덮인 산속 어딘가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들려왔다고 합니다. 자신도 길을 잃어 얼어죽을지도 모르는 상태였지만 아기의 울음소리를 외면할 수 없었던 그는 얼마 후 아기와 엄마를 발견했습니다. 한 젊은 어머니가 살을 에는 듯한 추위 속에서 아기를 살리기 위해 눈밭에서 옷을 모두 벗은 채 자..
최진영. 한겨레출판. 몇 겁을 살아온 듯 아이는 단단했다. 겉으론 아이가 부서진 것처럼 보였지만 그럴수록 부서지는 것은 우리요, 우리의 세상. 작가의, 아이의 솔직함이 무시무시했다. 그 소녀의 이름은… 진짜였는데 가짜로 사는 이들이 부르지 못해서 계속 가짜로 산다.
최은영. 문학동네.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고 했던가. 선산을 지탱하는 굽은 나무들의 이야기였다. 그 모든 것을 온 몸에 아로새긴 탓에 부서지고 휘었지만 끝까지 지켜내는 이야기. 그리고 그 휜 나무들의 말. 결국 세상을 지켜내는 말. 결국 세상을 살려내는 태도.p.24 ""앞서 얘기한 학생의 의견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죠. 그것도 말을 끊어가면서." 그녀는 거기까지 말하고 웃음기가 걷힌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p.28 "그녀가 지적할 수 없는 부분에서 은근하게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학생들이 있었다. 그들은 상대는 이런 지식을 알지 못하리라고 확신하듯 '~거든요'라는 종결어미를 즐겨 썼다."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p.31 ~ p.32 "그녀는 어떤 사안에 대한 자기 입장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