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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 그러자 그 사람은 곧 건강하게 되어 자기 들것을 들고 걸어갔다. (요한 5,8-9) 건강해지고 싶냐는 질문에 자신을 못 속에 넣어 줄 사람이 없다고 답한 병자에게 하신,자신을 못 속에 넣어 줄 사람은 다름 아닌 ‘너 자신’이라는 말씀. 이 복음을 묵상할 때마다 예수님의 저 말씀이부드럽지만 나무라는 말씀처럼,공감과 위로보다는 건조한 가르침처럼 여겨지곤 했었다.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이 말씀이 확신을 주는 표.지.판. 같았다. 산속에서 길을 잃어 헤매고 있는데 마침내 방향과 길을 알려주는 표지판을 만난 기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여기까지 잘 찾아왔다는 위로도 주고, 이제부터 가는 이 길을 옳은 길이라는 안도감을 주고,비록 혼자 가야 하지만 의심과 불안 없이 갈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 파비오 마르케세 라고나 지음. 윌북 프란치스코 교황님(할아버지)의 자서전이라니... 책이 나온다는 소식은 반갑지만 이번에는 입원 기간이 꽤 길었고 얼굴조차 볼 수 없었던 시간도 길었던 터라 슬프기도 했다. 기자인 파비오가 (아마도 자서전을 목표로) 인터뷰를 하고 그 내용 중간중간에 회고하는 형식으로 논픽션 이야기를 채워 넣었다. 가톨릭 신자들에게만 들려주는 자서전이 아니어서인지 교황님은 자신의 역사와 세계 역사를 거의 동일시하면서 몸소 겪은 세상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삶을 회고한다. 세계대전 등의 전쟁과 유대인 학살, 군사독재, 질병, 경제 위기, 생태 위기 등을 어떻게 겪었고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그런 사건을 어떻게 통과해야 하고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특유의 자..

길가에서 자라는 나무에는 큰 가뭄이 들거나 병들지 않는 다음에야 굳이 애써서 물을 주거나 거름을 주지 않지만, 포도밭에 심긴 포도나무에는(애써 심고 키우는 나무이기에) 포도 재배인이 확을 파서 물을 대고 거름을 줍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무화과나무는 길가가 아니라 포도밭에 심어졌습니다. 즉, 포도밭에서 제때 물과 거름 등 재배인의 정성과 돌봄을 받은 나무인데 삼 년째 열매를 맺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길가에 심어진 무화과나무일까요, 포도밭에 심어진 무화과나무일까요? 좁은 시선으로 나 자신만 생각하다가, 내가 살아온 지난 시간과 지금 내가 처한 환경을 돌아보며 생각해 보니, 포도 재배인의 정성과 돌봄에도 불구하고(때론 그것을 알아차리지도 못하고) 그저 가만히 자리만 잡은 채 열매 맺을 생각도 ..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 (마태 7,12)분명 하나의 문장인데도 우리는 곧잘 앞부분만 생각하고 뒷부분은 까맣게 잊어버린다. 내가 원하는 대로 남이 나에게 해 주기만을 바라고 내가 남에게 그렇게 해야 함은(사실 이 부분이 명령인데도 말이다.)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하지 않은 일은 돌아보지 않고 남이 나에게 하지 않는 것, 내가 원하는 대로 남이 나를 충족시켜주지 않는 것들을 생각하고, 말하고, 곱씹고, 탓한다. 많은 부분에 있어서 그렇겠지만, 말에도 그렇다. 내 말을 잘 들어주기를 원하면 나도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텐데, 정작 나 자신은 남의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중간에 가로채서 말하고 때론 ..

심판 때에 니네베 사람들이 이 세대와 함께 다시 살아나 이 세대를 단죄할 것이다.그들이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하였기 때문이다.그러나 보라, 요나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루카 11,32) 회개를 외친 요나가 아니라 듣고 회개한 니네베 사람들.오늘은 오늘은 예수님께서 이 세대를 단죄할 사람으로 언급하신 사람은 요나가 아니라 니네베 사람들임을 묵상한다. 하느님의 말씀을 직접 듣고 사람들에게 선포해야 할 임무를 받았던 요나. 예수님께서는 악한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하셨다. 예언자 요나를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어쩌면 우리들은 예언자 요나 정도의 표징을 원하고 또 인정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요나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서도 자신이 생각한 ..

너희는 기도할 때에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 들어주시는 줄로 생각한다. (7절)말씀을 묵상하다보면 가끔 내 마음을 화들짝 들키곤 한다, 나 자신에게. 모르지 않았지만 모른 척 살았던 내 마음속 생각을 스스로에게 들켜서 난감한 채로 묵상을 이어가야 하는 날이 있는데 오늘이 그랬다. 빈말을 되풀이하지 않는 기도를 한답시고 정성이 배어들 틈도 없이 단숨에 기도를 끝내거나, 진솔하게 들여다본 적 없는 피상적인 몇 마디를 대충 늘어놓고 많은 말을 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간결한 기도를 바치기 위해서라고 스스로를 합리화하기도 하는 내 모습을 나에게 들켰다.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9절)예수님은 내 생각을 놓치지 않으신다. 7절에서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숨어버..

주님의 말씀이다. 이제라도 너희는 단식하고 울고 슬퍼하면서 마음을 다하여 나에게 돌아오너라. 옷이 아니라 너희 마음을 찢어라. 주 너희 하느님에게 돌아오너라. (요엘 2,12-13) 해마다 재를 받으며 내 생각과 말과 행위가 이 재처럼 곱게 갈려 부서지길 빈다.올해는 마치 재를 받기 위해서인 것처럼, 재의수요일에 맞춰 병가를 마치고 돌아왔다.몸도 회복되어 가고 있긴 하지만내 몸의 회복속도가 아니라 전례 시기에 맞춰 돌아오고 싶었다. "사람아,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재를 받기 위해, 이 말씀을 새기기 위해 다시 돌아왔음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다.

조문영. 글항아리.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다양한 사회문제를 연구해 온 인류학자인 저자가 노동자, 청년, 노인, 여성, 비인간 등을 주제로 비판적 성찰을 담았다.'(한국일보 책소개)는 기사를 보자마자 너무 읽고 싶었던 책이다. 보탤 말이 없기도 하지만 이라는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이 책을 짐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사회에서 조금은 비켜서 있는 나에게 '혐중'은 아직도 낯설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사조(라고 해도 될까)인데 저자가 바로잡아주는, 중국에 대한 혐오나 마찬가지인 한국인의 선입견도 매우 읽을 만하다. p.58"페미니스트 학자 세라 아메드에 따르면, 우리가 어떤 사람들을 두려워하는 것은 그들이 원래부터 두려운 존재여서가 아니다. "공포의 '기호들'(사인)이 도처에 유포되면서 (예컨대) 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