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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인디언 서머 본문
프레더릭 포사이드의 소설. 이 사람의 소설은 영화 자칼이 유명하다. 처음엔 그냥 별 느낌 없이 읽었는데, 점점 빠져들기 시작하더군.
주인공 벤 크레이그는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항거할 수 없는 운명에 따라 100년이라는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사랑을 일구어 낸다.(내 말이 아니라 옮긴이의 말이다)
가지려고 안달하지 않고 놓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지 않는, 보낼줄 알고 포기할 줄 아는 벤이 맘에 들었다. 꼬이는 삶, 고통스런 삶 앞에서 침묵을 지키며 끝까지 소신껏 한길을 걷는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읽어가면서 짐작이 가능할 정도로 조금은 뻔한 얘기였지만, 죽고 죽이는 전쟁터에서도 끝까지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줄 아는 벤 때문에 기분이 좋았다. 여러 인물들에 대한 작가의 정교한 성격묘사도 흥미로웠고.
순순히 운명을 따라가던 그가 100년 후에 만나게 되는 사람이 사랑하는 여인만은 아니었다. 과거에 자신과 껄끄러웠던 인물이 같은 이름으로(역시나 비슷한 성격으로) 다시 만나는 것을 보면서, 어딜 가도 있는 '그 누군가'까지 설정해 놓은 작가의 삶의 대한 통찰도 맘에 들고.
대학교 땐가 읽은 양귀자 소설 '천년의 사랑'이 생각났다. |
2006.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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