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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본문
“슬픔이 가면만 쓰지 않으면 그 속에는 언제나 어떤 신비스럽고 성스러우며 절실한 것이 있다. 그리고 그것은 온전히 자기의 것이면서 가끔 타인의 잠겨진 문을 여는 열쇠가 되기도 했다.” “미안하다. 용서하려구 왔는데…… 수녀님이 아직은 안 된다구 했는데도, 내가 고집 피워서 왔는데, 미안하다…… 아직은 다는 못하겠다……얘야, 미안하다. 널 보니까 우리 애가 자꾸 떠오르고 네가 미워지려고 한다. 오기 전에 그러지 말자고 밤새워 한잠 못자고 그렇게 다짐했는데……미안하다. 왜 그랬느냐고, 꼭 그래야만 했느냐고……네 멱살이라고 잡고 싶어지는구나. 날 위해서 기도해주겠니? 얘야, 네가 착하게 생긴 게, 네가 잘생긴 게, 네가 이렇게 떨고 있는게 나를 더 힘들게 하눈구나. 그래도 내가 또 오마. 진짜로 널 용서할 때까지……오마……여기가 좀 멀고 차비도 비싸고 하니 자주는 아니겠지만, 명절에는 꼭 오마. 떡 해가지고 오마……그때까지 죽지……말고…….”
내 안에 있는 미움에도 솔직해야한다. 좋은 것이든 나쁜, 부정적인 것이라 해서 반드시 나쁜 건 아니지만 어쨌든, 내가 아직 덜 되어도 한참 덜 되어서 풋내 풀풀 풍기는 인간임을 드러낼 줄도 알아야 한다. 자신있게가 아니라 주저하면서 부끄러워하는 것마저도 드러내야한다. 껍데기를 벗어던지고 투명하게... 투명함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난 공지영을 별루 안좋아했다. 사실은 별루 정도가 아니었지. 너무 아무렇게나 말하고 너무 한쪽으로 보는 것 같아서였다.(좀 완곡한 표현이네^^) 근데 이번 책을 읽고 쪼메 마음을 다르게 먹어볼까 싶다. 그렇다고 좋다는 건 아니고.... 하여간 이 책은 조금 달랐다. '어, 공지영이 좀 깊어졌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에 대한 황석영씨의 말이 꼭 내말 같다. 읽는 내내 집중하면서 생각하면서 읽었다. 쉽게 읽히지 않았다. 진짜 이야기를 찾아가는, 아니 갈망하는 주인공들이 꼭 나의 갈망인듯... |
2006.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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