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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독수리 본문

vita contemplativa

독수리

하나 뿐인 마음 2013. 2. 4. 15:07



순결함의 상징인 비둘기로 비유되는 수련기를 지나

유기서원을 하고나면 모든 유기서원수녀들은 독수리에 비유되는 시기를 맞이한다.

 

-유일하게 태양을 직시할 수 있는 새

  ... 세상 속에서 수도원 속에서 태양이신 하느님을 직시하는 시기라는 말이겠고

 

-가장 높이나는 새

  ... 누가 뭐래도 하느님만을 향해 끝없이 날아오르라는 말이겠고

 

-특별한 양육법을 가진 새

  ...죽을 수도 있는 방법으로 날개짓을 배우는, 강인한 날개를 갖게 되는

      이유를 깨달으라는 말이겠고,

      또한 유기서원의 삶은 먹이를 받아먹는 시기가 아니라

      사투 자체임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이겠고

 

-쇄신하는 새

  ...독수리는 40년쯤 살게 되면 부리가 자라면서 점점 굽어버려(손톱처럼)

      자기 가슴을 찌르게 되고, 발톱이나 날개, 깃털 모두 노화되어 버린다.

      모든 감각들이 예의 날카로움을 잃어버리고

      무디어버린 발톱, 날개, 깃털 등은 독수리에겐 치명적  약점이 된다.

      그때가 되면 독수리는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무디어진, 희미해지는 자신이 점점 소멸해버리는 과정을 묵묵히 밟는 것

      아니면, 뼈를 깎는 쇄신의 삶을 선택하는 것.

 

      후자를 택한 독수리는 아무도 모르는 바위산에 홀로 올라

      바위에 자신의 부리를 찧고 또 찧어서 부수어버리고

      새로운 부리를 얻게 된다.

      하지만 고통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새로 얻은 새 부리로, 이제 자신을 발톱을 하나씩 하나씩 뽑아야 한다.

      깃털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엄청난 고통을 수반하는 쇄신의 과정을

      겪어내야하는 것이다.

      그런 후 독수리는 다시 30년 정도를 더 살게 된다고 한다.

 

어느새 내 가슴을 노리는 나의 부리, 영적 감각이 무디어지는 내 발톱...

하느님 향한 열정의 윤기를 잃어버린 나의 깃털...

스스로 바위에 짓이겨 부수어버리는 과정을,

내 입으로 뿌리째 뽑아야 할 모든 악습들...

내가 걷고 있는 삶이 독수리의 삶이니...

이런 연후에라야 새로운 삶이 펼쳐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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