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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2014.5.8. 본문

하루하루 부르심따라

2014.5.8.

하나 뿐인 마음 2014. 5. 9. 13:35



주님, 날짜를 쓰고 보니 어버이날입니다. 어버이날과 조금은 무관하게 살아가는 삶이긴 해도 요즘은 정말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부랴부랴 달리는 기분이지만 할머니들과 함께 성경 공부를 하고 나니 또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미사를 드리다가 "나는 살아 있는 빵이다."(요한 6,51)라는 복음 말씀에 잠시 멈추었습니다. 빵이긴 빵인데 살아 있는 빵. 물론 이 빵은 당신을 의미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만,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 겁니다. '그래, 빵은 빵인데 살아 있는 빵. 사람도 사람이긴 한데 살아 있는 사람이 따로 있긴 하더라. 멀쩡하게 걸어다니고 말하고 밥 먹는다고 해서 다 살아 있다 차마 말 못하겠더라.'하고 말이지요. 수도자라고 다르지 않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마찬가지지요. 

살아 있는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그냥 이냥저냥 사는 수도자, 껍데기만 수도복인 삶 말고 '살아 있는' 수도자 말입니다. 매 순간 깨어 당신의 현존을 느끼고, 매순간 다가오는 자아의 죽음의 초대에 기꺼이 응답하려하고, 당신만으로 넉넉한 정도가 아니라 당신 만으로도 차고 넘치는 수도자 말입니다. 


사진은 성모의 밤 촛불입니다. 비록 이 초를 만드느라 며칠 제대로 앓아눕긴 했지만, 성모님 발치에서 고요히 자신을 태우는 촛불을 보고 있자니 참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도 세상에는 자신을 태우며 어둠을 밝히는 이들이 수두룩 하겠지요. 한국에서 들려오는 소식에 마음 아픈 요즘, 생때같은 자식을 비롯하여 사랑하는 가족을 잃어 타들어가는 마음이 어떠할까 싶어 기도하는 마음이 영 어수선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도 당신께 드려야겠지요.

주님, 내일은 더 기쁘게 당신을 섬기며 제 안에서 그리고 세상에서 들려오는 당신의 목소리에 더 귀기울이는 하루가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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