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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바닥에서 하느님을 만나다 본문
박재순 지음. 바오로딸.
"편견과 욕심에 사로잡힌 유한한 존재인 인간은 사물이건 하느님이건 온전히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한쪽만 보거나 일그러뜨려서 본다. 언제나 보는 사람의 관점이 대상을 지배하고 왜곡한다. 그래서 '바라봄의 횡포'가 저질러진다. 바라봄의 횡포에서 벗어나려면 보는 자와 대상이 일체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자유로운 깨달음의 경지일 것이다. '바다를 대상화하여 보는 자에게는 바다가 평화, 경이, 장관, 두려움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바다와 일체가 된 물고기에게 바다는 물, 생명의 품이다.' 물고기가 바다와 어우러지듯 우리도 바라보는 객체와 어우러질 수 있을까?"
욥기에 관한 묵상. 제목이 맘에 들어서 읽기 시작한 책이다. 맘에 드는 구절 하나를 고르는 데에 많은 시간을 들였다. 그래서 그런지 위 구절이 가장 맘에 남는다. 하느님과 나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 그저 경외의 대상이나 위로, 평화를 주는 대상이 아니라 내 생명의 품이신 분으로... 하느님과 마주 보고 만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그분을 발견하고 그분 안에 살아 숨쉬어야 할텐데...
바다가 좋아 바다로 가는 이유는... 단순히 바다를 바라보면서 여전히 눈앞에서 만족하려고 가는건 아닐 것이다, 성심. 바다에 간다는 건 바다에 빠져든다는 것이다. 바다를 안다는 건 파도치는 걸 구경하고 갈매기 소리를 들으며 감상에 잠기는 것이 아니라, 처음엔 바다에 발을 담그다가 서서히 바다에 들어가 바다 속에서 헤엄치는 것이겠지...
하느님 안에서 헤엄치자, 성심!
"예수는 스스로 '사람의 아들'이라 했다. '사람의 아들딸'이 아닌 이가 어디 있으랴! 평범한 산골 나자렛의 평범한 사람 예수는 평범했기 때문에 삶의 중심을 볼 수 있었다. 게으른 특권의식 버리고, 공허한 관념의 세계도 버리고 예수는 평범한 삶 속에서 상처받고 신음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고 상처받고 신음하는 사람들에게서 하느님과 영원한 생명의 진리를 볼 수 있었다."
역시 내 신랑, 멋있다^^
2007.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