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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하늘로 가는 나그네 본문
김길수 교수 지음. 한국천주교회사 이야기.
"네가 믿는다는 하느님이 도대체 어느 책에 적혀있느냐?"
"저는 글을 배우지 못해서 제 이름도 적을 줄 모릅니다."
"글도 모르는 게 뭘 안다고 천주를 믿느냐, 너 하느님 본적 있느냐?"
"저는 본 적이 없나이다."
"봐라! 글로 아는 게 있느냐, 본 적이 있느냐, 너는 뭘 가지고 믿는다고 큰 소리 치느냐?"
"나으리, 제가 보지 않았기 때문에 믿지 말아야 할 것으로 말한다면 저는 이 나라의 나랏님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나랏님께서 보내셔서 오신 관장님을 보고 저는 나랏님이 있는줄 믿나이다. 세상이 있는 걸 보고 이 세상을 만드신 분을 어찌 믿지 않겠나이까."
"천주교 신자들은 모두 입만 살아가지고 말은 잘한다. 너 그렇게 잘 알면 내가 묻겠는데 천주교에서 천국 가는 길은 좁고 지옥가는 길은 넓다고 하는데 맞나?"
"예, 저도 그렇게 듣고 알고 있나이다."
"아녀자인 너까지도 그 좁은 길로 갈 것 뭐 있느냐. 천주교가 사랑을 실천한다면 천당 좀 넓게 너는 양보하고 넓은 길로 가라."
"나으리! 나으리께서는 천 권의 책도 더 읽으셨을 겁니다. 그많은 책을 읽었기 때문에 나으리의 가슴이 비좁더이까? 천국은 그와 같습니다."
벼르고 별러서 읽은 책이다. 세계 교회사에 비해 한국 교회사에 있어 너무나 무지한 내 자신을 부끄러워하던 터였다. 평신도지만 너무나 열심히 살아가시는 김교수님의 강의를 떠올리며...
읽고나니 더 부끄럽다. 내 포시라븐 신앙이 솜털보다 가벼워 보이고, 나름 고생스러웠던 내 지난 삶도 이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니... 모두가 뜨거울 필요는 없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 안에서 신앙이 견고해질 필요는 있다.
한번 더 읽을 계획이다... 좀 사서들 읽으시지요??
2006.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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