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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숨어있는 남자 본문
난 그때 난생 처음으로 종교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았단다. 그건 마치 내가 완전히 딴사람이 돼서 이제 다시는 내 본심을 숨기는 바보짓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지. 마치 처음으로 내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그리고 아무도 내 진심으로 다가설 수 없도록 경박한 멍청이 흉내를 내지 않아도 될 것 같은 그런 느낌. -칩스의 대사 중에서-
캐나다 최고의 작가(물론 내게는 인정받지 못했지), 로버트슨 데이비스의 마지막 책이다. 별로 재밌게 읽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읽었다. 어떤 책은 내용이 아주 흥미롭고 어떤 책은 작가의 박식함이 아주 흥미롭다. 이책은 후자다.
위의 말은 조금 이상한 교회에 다녀온 칩스가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에 쓴 말이다. 화려한 전례를 최고의 예배라 굳게 믿는 신부님에 의해 운영(?)되는 교회인데, 아마도 옛날 클뤼니 수도원 같은 분위기였겠지? 하여간 거길 다녀와서 하는 말인데, 그녀의 말에 별로 찬성하고 싶지는 않고, 그냥 그런 새로운 만남은 참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인생에서 이러한 발견? 만남?은 우리들은 한단계 위로 올라서게 만든다고 나는 믿는다. 그녀는 종교적 체험이라 여겼을 텐데...난 잘 모르겠다. 난 정말 ...^^
이 부분을 읽으면서 우리 교황님 생각이 났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윤리적 선택이나 고결한 생각의 결과가 아니라, 삶에 새로운 시야와 결정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한 사건, 한 사람을 만나는 것입니다." - Deus Caritas Est- 교황님 말에도 동감이다. 아리 흉내를 내어서 나도 지금부터 읽는 책들은 좀 정리해 보기로 했는데, 명색이 수녀인데 처음부터 소설이다. 그래도 시간적으로 보면 다음 책이 1등이지만... 체면상 이것부터 올린다. 물론 추천 도서는 절대 아니다.
2006.9.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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