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사이렌의 노래
- 박태범 라자로 신부
- 사람은 의외로 멋지다
- 그녀, 가로지르다
- 영화, 그 일상의 향기속으로..
- 사랑이 깊어가는 저녁에
- 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 테씨's Journey Home
- 성서 백주간
- El Peregrino Gregorio
- KEEP CALM AND CARRY ON
- HappyAllyson.Com 해피앨리슨 닷컴
- words can hurt you
- 삶과 신앙 이야기.
- Another Angle
- The Lectionary Comic
- 文과 字의 집
- 피앗방
- 여강여호의 책이 있는 풍경
- 홍's 도서 리뷰 : 도서관을 통째로. : 네이버 블로…
- 행간을 노닐다
- 글쓰는 도넛
- 명작의 재구성
- 사랑과 생명의 인문학
- 자유인의 서재
- 창비주간논평
- forest of book
- 읽Go 듣Go 달린다
- 소설리스트를 위한 댓글
- 파란여우의 뻥 Magazine
- 리드미
- 여우비가 내리는 숲
- 인물과사상 공식블로그
- 개츠비의 독서일기 2.0
- 로쟈의 저공비행 (로쟈 서재)
- 세상에서 가장 먼 길,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길 2.…
- YES
- Down to earth angel
- BeGray: Radical, Practical, an…
- newspeppermint
- 켈리의 Listening & Pronunciation …
- Frank's Blog
- 클라라
- Charles Seo | 찰스의 영어연구소 아카이브
- 영어 너 도대체 모니?
- 햇살가득
- 수능영어공부
- 라쿤잉글리시 RaccoonEnglish
- Daily ESL
- 뿌와쨔쨔의 영어이야기
- 교회 음악 알아가기
- 고대그리스어(헬라어)학습
깊이에의 강요
무의미의 축제 본문
밀란 쿤데라 지음. 방미경 옮김. 민음사.
여든이 넘은 고령의 소설가가 말하는 무의미의 축제란, 삶 아니겠는가.
"뛰어나 봐야 아무 쓸데없다는 거지, 그래, 알겠다."
"쓸데없기만 한 게 아니야. 해롭다니까."
뭐라고 딱히 덧붙일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는 건, 내가 그의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말도 되겠지만, 오려내고 붙여낼 필요 없이 오롯하게 노작가의 말에 동의한다는 방증이기도 할테다.
"사람들은 살면서 서로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토론을 하고, 다투고 그러지, 서로 다른 시간의 지점에 놓인 전망대에서 저 멀리 서로에게 말을 건네고 있다는 건 알지 못한 채 말이야."
그렇게도 찾아 헤매던 삶의 의미에 대한 집착에서 놓여날 때 삶이 축제였음을, 음식은 동이 나고 음악은 희미해지고 사람들도 저마다의 집으로 돌아가고 ... 공기의 밀도만이 촘촘해졌음을 비로소 깨닫겠지.
"우리는 이제 이 세상을 뒤엎을 수도 없고, 개조할 수도 없고, 한심하게 굴러가는 걸 막을 도리도 없다는 걸 오래전에 깨달았어. 저항할 수 있는 길은 딱 하나, 세상을 진지하게 대하지 않는 것뿐이지."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남아 있는 것들로 축제의 끄트머리를 즐기는 것, 그것이 삶.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