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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와 바오로 본문

vita contemplativa

베드로와 바오로

하나 뿐인 마음 2013. 7. 1. 01:54

베드로 바오로 축일을 맞아...

내게 있어 두 분의 가장 큰 차이는, 바오로 사도는 복음에 나오지 않는다는 거다. 두분 다 훌륭하신 분이시고 우리가 당연히 본받아야할 성인들이시지만, 두 분의 차이?는 크다, 적어도 내게 있어서는.

두 분 중 누가 더 낫냐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차이가 분명히 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예비자 교리 때도 그렇고, 반모임을 다니다 보면 가끔씩 듣게 되는 질문이 있다. 어차피 하느님은 용서의 하느님이시니까 하느님을 모르고 살다가 죽기 직전에 회개하면, 어차피 천국 가는거 아닌가? 라는 질문이다. 성당에 다녀도 죄를 짓고 다니지 않아도 죄를 짓는건 마찬가지이니, 괜히 마음만 불편하게 살지 말고 그냥 열심히 살다가, 죽기 전에 회개하고 세례받는게 오히려 더 나은거 같다. 죽어서 가는 나라가 더 중요하다면 이 세상에서 굳이 하느님을 믿어야 하는 필요가 있을까... 등등의 질문.


일단은, 우리가 언제 죽을지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삶을 사는 인간들이니 보험은 미리 드는게 값도 싸고 어쩌고 하면서 좀 웃기는 설명을 하기도 하지만, 결국 덧붙이는 설명은 바오로와 베드로이다. 바오로는 예수님과 동시대에 살았지만, 예수님을 박해하는 지독한 삶을 살다가 나아중에! 회개한 성인이다. 물론 이방인들의 사도로 불리는 교회사에 있어서 엄청 큰 인물이시지만 그는 복음서에는 단 한 번도 등장하지 못한다. 바로 이 차이이다. 


물론 베드로와 바오로의 삶은 비교할 수 없는 서로 다른 삶이고, 각자의 삶에 누구보다 충실했고, 감히 남이 넘나볼 수 없는 위대한 삶을 살았지만, 두 성인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 이래도 유아세례를 나중에 시키고, 평생 마음대로 살다가 죽기 직전에 세레를 받겠는가... 질문해 보면, 대다수는 좀 수그러든다^^ 살아 생전 그분과 눈길 한 번, 미소 한 번 주고 받지 못하고 그분의 위로 한 번 받아보지 못하고 그분의 가르침 하나 들어보지 못하고 나중에 회개한들, 그건 천국에 가서도 땅을 치고 후회할걸?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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