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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신암동을 떠나던 날 본문

바람은 불고 싶은대로 분다

신암동을 떠나던 날

하나 뿐인 마음 2013. 6. 28. 08:05

2007.8.21.

 

드디어 신암동을 떠나왔다. 바람처럼 홀로 떠나오고 싶은 내 맘을 몰라주는 우리 수녀님...

그래도 나름 홀연~ 떠나온 셈.

후회가 없기도 하고 후회가 막급이기도 하다.

지난 1년 반의 시간...하느님께 감사하긴 한다만...그 안에 얼마나 하느님이 계셨는가...물어보니... 바람이 훅 불어닥친다...

마지막으로 성사를 보고 신암동을 떠났다. 눈물없이 인사없이 떠나고 싶었다. 눈물은... 성공했다.

새로운 시작...이번 1년 반은 하느님으로 가득 채워보리라... 나중에 또 가슴에 바람 불어올라...

 

주님 때문에 가는 겁니다.

제 위에 희망의 큰 보름달이 떠 있길래 가는게 아닙니다.

제 발 아래 믿을 만한 큰 바위가 놓여 있길래

마음 놓고 걷는 것도 아닙니다.

제 가는 길에

저를 반기는 따뜻한 눈빛이 있기에 가는 것도 아닙니다.

주님이 희망이고,

주님이 믿음이고,

주님이 사랑이길래 그저 가는 겁니다.

 

...번듯하게 바칠게 많아서 수녀가 된 게 아니다.

그냥...그분이 부르시니까 수녀가 된 거다.

실패한 것 같은 오늘도 길을 걷는 건...

부르심 때문에 가는 거다.

기왕 가는 거

마지못해 질질 끌려가기 보다

우아하게

멋있게

꿋꿋하게

가고 시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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