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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두 개의 문 본문
벼르고 벼뤄서 두 개의 문을 보고 왔다.
기도시간이 짜여져 있는 몸이라 하루에 한번밖에 상영하지 않는 이 영화를 보기란 쉽지 않은 일....
어떤 개념 선생님들께서 중딩들을 잔뜩 데리고 단체관람을 해주시는 바람에
조금은 소란스럽긴 해도 뿌듯한 관람이었다.
불편한 의자 때문은 아니었다.
느긋하게 기대지도 못한채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두 시간을 버텼다.
긴팔 수도복 밑으로 쉴새 없이 소름이 돋는 것도 에어컨 때문은 아니었다.
자꾸만 큰 숨이 쉬어지는 것 역시
객석을 가득 메운 사람들로 인한 산소 부족이 아니었고...
적개심 때문이었다는 진압경찰 특공대원의 말이 오래도록 남는다.
우리 모두 죽는다는 말이 당시엔 죽으라는 말로 들렸다는 그.
진술 번복인줄 알면서도 그는 말했다, 당시엔 그렇게 들렸다고,
그리고 그 이유는 적개심 때문이었다고...
그저 임무를 받아 일을 수행하던 그들을 '적개심'에 사로잡히게 만든 건
과연 무엇이었을까...
아무 잘못도 없는 자신을 향하는 화염병과 짙은 어둠,
몰아붙이는 작전명령, 고함소리, 구둣발소리,
자기도 모르게 스며드는 죽음에 대한 공포....
그들은 이유도 모른채 적개심에 사로잡혀
몽둥이를 휘두르고 닥치는 대로 때려부수며 공포를 이겨내려 애썼고,
그 '적개심'은 우리모두 죽을 지경이니 이대로는 안된다라는 말을
'모두 죽어버려'라고 알아듣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만든다.
농성자나 진압대원 모두 피해자였다.
그리고 언제나 가해자는... 동일한 분들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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