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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루카 11,1-13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본문
"여보게, 빵 세 개만 꾸어 주게." 오늘은 주님의 기도에 이어지는 비유에 나오는 이 말에 가슴이 턱 막혔다. 내 기도도 이럴지 모른다 싶어서다. 꾸는 이는(어쩌면 나는) 깨워서 미안하단 말은 할 줄도 모르고 혹시 빵이 있나 상대의 사정은 물어볼 생각도 없이 대뜸 내가 원하는 것만 달라고 요구한다. 또 한밤중에도 문을 두드리며 내 필요한 때에 내 사정에만 골몰한다. 이 둘은 평소에서 그리 가깝지 않았나 보다. 슬프다. 그동안 복음을 묵상하며 꾸어주는 이의 야박만을 탓하곤 했는데 꾸는 이도 그리 살갑거나 예의바르진 않다. 물론 급박한 사정이 있었겠지만, 지금의 태도가 예전의 태도와 그리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슬픈 건 꾸는 이에게는 내 모습이 보이는데, 꾸어주는 이에게서는 하느님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워낙 유명한 구절이라 익숙해서인지 같은 말을 세 번이나 하나 싶기도 한데 오늘은 이런 저런 사정 모두를 아시는구나 싶었다. 살다 보면 청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없는 때가 있고, 스스로 찾아 헤맬 때도 있고, 닫힌 문 앞에 서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문부터 열어야 할 때도 있다. 그런데, 청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없을 때는 그분이 주시고(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스스로 찾아 헤매는 이는 결국 얻을 수 있고(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마저 닫혀 오도가도 못한 채 문을 두드리고 있을 때는 문이 열린다(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하느님이 열어 주셨는지도 모르고 문 생각만 하게 되더라도 문은 열리고 우리는 문 밖으로 나설 수 있다. 원목 소임을 하다보니 이 말이 비슷한 말이 아니라 각각 다른 말이란 걸 조금 알아 듣는다.
비유 이야기는 벗의 관계에서 아버지와 자녀의 관계로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자신의 상황을 고려하던 친구가 아니라(그 친구도 결국은 내어주지만) 아들에게 모든 좋은 것을 주시는 아버지의 이야기로. 염치 없는 내 기도에 가슴이 턱 막혔던 나에게, 그것조차 끌어 안으신다는 걸 보여주신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얼마나 더 잘 주시겠느냐?" 이제 복음 앞부분으로 돌아가서,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주님의 기도를 바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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