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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루카 21,4 해야하는 말과 삼가해야 하는 말 #dailyreading 본문

루카의 우물/루카 21장

루카 21,4 해야하는 말과 삼가해야 하는 말 #dailyreading

하나 뿐인 마음 2021. 11. 22. 08:38

저들은 모두 풍족한 데에서 얼마씩을 예물로 넣었지만, 저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지고 있던 생활비를 다 넣었기 때문이다. (루카 21,4)

부자들의 봉헌엔 여태 아무 말 없었던 분이 왜 빈곤한 과부의 봉헌을 보시고 굳이 입을 여셨을까 생각한다. 속좁은 나였다면 풍족한 데에서 얼마씩 넣은 부자들의 봉헌에 대해 할 말이 더 많았을 텐데, ‘모두’들 ‘조금씩’ 떼내어 준 일에 대해 더 자존심이 상했을 텐데, 예수님은 왜 그러셨을까. 예수님은 어떤 마음이셨을까.

서로를 위해서, 해야하는 말과 삼가해야 하는 말이 있다. 내 분통이 터진다고 가리지 않고 모조리 까발리듯 말해버리면, 내 자존심이 다쳤으니 이야기를 부풀리거나 남에게 피해가 가더라도 이 정도 말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우리의 공동체는 얼마 못 가 물기 하나 없이 바싹 말라버리겠지, 그러다 곧 부서질지도 모르지.

하고 싶은 말이 많았을 텐데도 아무말 없이 계시다가 조롱 받기 쉬운 렙톤 두 닢이 얼마나 정성스러운 예물이 되는지, 어느 누구도 쳐다봐주지 않았을 빈곤한 과부가 하느님 앞에는 얼마나 귀한 자녀인지 굳이 말씀하신 예수님. 남 말하며 사는 것이 쉽고 재밌는 세상이지만, 이 예수님을 붙들면서 조금만 더 생각해서 말하고, 조금만 더 참고 삼가자. 하루하루 조금씩 더 노력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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